상승 랠리 중인 코스피지수가 전대미문의 영역에 들어선 가운데 3000선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 소식에 경기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고, 기업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어서다. 달러 약세를 기반으로 외국인 수급이 들어올 것이라는 점도 지수에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코스피, 3000 간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증권가(街)에서는 코스피가 3000선을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를 먼저 바라보고 있다. 미국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은 이달 영국에서 최초로 사용 승인을 받았고, 미국도 이달 중 사용을 승인할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도 연내 미국에서 승인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유럽 등에서 승인이 날 가능성이 크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빠른 경기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증시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2004~2007년 중국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국내 관련 업종이 성장한 것처럼 반도체, 배터리와 같은 신성장 산업을 주축으로 세계 주식시장 수준과의 격차를 좁혀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스피는 내년 3150~32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될 것을 감안, 국내 수출 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수출 경기가 회복되면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될 수 있고, 이는 코스피지수를 밀어 올리는 역할을 해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코로나 사태가 완화돼 수요 회복과 함께 재고축적 수요가 동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국내 수출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요인"이라며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 기업이익의 전망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때문에 이달에는 코스피 3000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달러 약세를 기반으로 외국인 수급이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기준 90.96으로 전날보다 0.02포인트(0.02%) 내렸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를 기반으로 한 외국인 매수세는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며 "달러는 회복기에는 완만한 약세를 침체기에 강세를 나타내는 특징이 있는데, 백신 출시가 이제 막 가시화된 상황임을 감안하면 회복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지수 3000 간다는데 장바구니에 뭘 담을까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 속 '차화전'(자동차·화학·전자-반도체)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들 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인데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반도체 산업이 내년부터 호황기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스마트폰과 서버 반도체 수요 기대로 반도체 빅 사이클이 예상된다"며 "저유가로 국내 NCC 경쟁력 부각과 코로나19로 인한 내구재 수요 등으로 국내 전통 석유화학 수요 성장도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또 "내년 코로나19 경기침체 이후에도 신차효과 등에 힘입어 국내 완성차기업들은 빠른 회복이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바탕으로 한 기계 업종, 코로나19 정상화에 따른 수혜를 누릴 운송 업종 등도 전망이 밝다는 설명이다. 급격히 증가한 증시 거래대금으로 증권업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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