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값 대책' 발표 1주 만에…가격 사상 최고치 돌파

입력 2020-12-07 11:00   수정 2020-12-07 11:07

식량 가격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말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후 쌀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해 정부의 늑장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글로벌 식량 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쌀 20kg의 도매가격은 5만6180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주 가격인 5만5780원에 비해 0.7% 올랐다. 지난달 24일 정부의 쌀 수급 안정 대책 발표 후 1주일만에 가격이 더 뛴 것이다. 쌀 가격 상승세는 최근들어 계속돼왔다. 1개월 전에 비해서는 2.0%, 작년에 비해선 19.4% 높은 가격이다. 12월 평균 가격도 5만6180원으로 사상 최고였다.
쌀 값 대책 나오자 쌀 값 더 올라
정부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쌀 37만톤을 방출하겠다고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지만 시장에서는 전혀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당시 브리핑을 통해 올해 공공비축미로 매입 중인 산물벼 8만톤을 1월께 산지유통업체에 인도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비축미 방출로 농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수확기 이후로 방출 시기를 조정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다. 비축 중인 쌀은 단계적으로 시장에 내놓는다고 밝혔다. 내년 1월 통계청의 쌀 소비량 발표를 보고 수요 변화도 감안해 공급 계획 물량을 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선 정부가 브리핑에서 쌀 방출 시기를 수확기 이후로 할 것이며, 내년 1월까지의 상황을 더 보겠다고 못을 박으면서 가격 상승세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수확기가 끝나는 1월까지는 가격을 더 올려도 된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며 "대농들 중심으로 물량을 더 풀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쌀 가격을 낮추기 위해선 정부가 지금이라도 서둘러 쌀 등 곡물을 방출해야한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하지만 농민들 사이에선 정부미 방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수확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쌀 값이 떨어지면 농가의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이다. 수급 안정 대책 이전에 농가 소득을 높이는 정책이 먼저 나와야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글로벌 식량가격도 급등세
이런 가운데 글로벌 식량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 국제연합(UN)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대비 3.9% 상승한 105.0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 1월 102.5포인트였던 식량가격지수는 5월 91.0포인트까지 떨어졌다가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4~2016년 평균 지수 대비로는 5% 높은 수준이다.

농식품부는 식량가격지수를 구성하는 품목군인 곡물·육류·유제품·유지류·설탕 가격이 모두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곡물은 지난 10월 보다 2.5% 상승한 114.4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9.9% 높다. 아르헨티나의 밀 수확량 감소, 중국의 옥수수 수입량 급증 등의 영향이다. 팜유, 대두유 등 유지류는 10월(106.4포인트)보다 14.5% 상승한 121.9포인트를 기록했다. 전년동월대비 30.8% 높다.

FAO는 이번 양곡연도에 세계 곡물 생산량이 전년 대비 3500만톤 증가하겠지만 수요량은 이보다 많은 5250만톤 증가해 재고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식품업계 안팎에선 국내와 국제 식량 가격이 모두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가격 안정대책을 펼 것을 주문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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