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크래프톤·펄어비스, 내년 '게임 대전' 펼친다

입력 2020-12-07 15:33   수정 2020-12-07 18:41

내년 게임산업에 큰 판이 벌어질 전망이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 크래프톤(옛 블루홀)의 ‘엘리온’,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등 주요 게임업체들의 대형 신작이 줄줄이 출시된다. 중국 수출길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가 지난 2일 4년 만에 중국 정부로부터 처음 판호(版號: 중국 내 게임·영상·출판물 등 콘텐츠 유통 허가권)를 획득해서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1년 게임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시장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내 활동이 급증하면서 게임 이용자들의 저변이 확대된 것도 호재다.

대형 신작 연이어 나와
이달에는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를 맡은 ‘엘리온’이 출시된다. ‘엘리온’은 ‘테라’ ‘배틀그라운드’ 등을 개발한 크래프톤이 5년여에 걸쳐 개발한 PC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엘리온’은 이용권을 구매해야만 게임할 수 있는 유료 모델을 도입했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PC사업본부장은 “가계정으로 게임 아이템을 수집하는 ‘작업장 오토 캐릭터’를 차단하고 선량한 이용자만의 플레이를 지원하기 위한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블레이드앤소울’과 ‘리니지’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내년 1분기에는 MMORPG ‘블레이드앤소울2’를 선보인다. 전작인 ‘블레이드앤소울’이 동시 접속자 150만 명을 기록할 만큼 호응을 얻었던 게임이라 이용자들의 기대가 적지 않다.

내년 출시할 리니지의 후속작인 MMORPG ‘프로젝트TL’은 공성전 등 집단전투 콘텐츠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TL은 ‘더 리니지(The Lineage)’의 앞글자를 따서 붙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흥행보증 수표인 ‘리니지’와 ‘블레이드앤소울’의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펄어비스는 내년 말 ‘붉은사막’을 선보일 계획이다. ‘붉은사막’은 흥행한 MMORPG ‘검은사막’의 세계관을 이은 후속작이다. PC·콘솔 플랫폼을 모두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엔 콘솔 버전을 먼저 출시한다. 펄어비스는 지난 3일 ‘붉은사막’ 홈페이지를 재단장하고 신규 트레일러를 공개하며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컴투스는 내년 ‘서머너즈워: 백년 전쟁’과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을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은 지난달 MMORPG ‘세븐나이츠2’를 선보였다. ‘세븐나이츠2’는 2014년 출시한 넷마블의 대표 IP ‘세븐나이츠’의 후속작으로 전작의 20년 후 세계를 그리고 있다. ‘세븐나이츠2’는 출시 직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을 제치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은 자체 IP 게임이 부족하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목돼 왔다”며 “‘세븐나이츠2’는 넷마블이 이를 극복하고자 사활을 걸고 만든 게임”이라고 했다. 넷마블은 내년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제2의 나라’ ‘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 다른 신작도 발표 예정이다.
‘코로나 집콕족’ 게임 이용자 늘어
게임산업을 둘러싼 환경도 긍정적인 편이다. 코로나19로 실내 게임 문화가 확산되면서 게임 이용자 저변이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이용자 규모는 14억8100만 명으로, 작년(13억6900만 명)보다 8%가량 늘어났다. 내년엔 15억8000만 명, 2023년엔 17억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게임 시장 자체도 확대되고 있다. 게임 전문 시장조사기관 뉴주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는 1983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보다 10.8%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PC(온라인)·모바일·콘솔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모바일 시장은 748억달러로, 올해보다 10% 늘어난다. 콘솔은 690억달러를 기록해 올해에 비해 15%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내년 PC 게임이 360억달러, 태블릿 게임이 150억달러로 올해보다 각각 9%,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수출길 다시 열리나
중국 시장 개방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컴투스는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산하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 게임에 대한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인 판호를 내줬다고 지난 3일 밝혔다.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중국이 판호 발급을 중단한 이후 4년 만이다. 이에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해제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대기하고 있는 게임업체의 추가 판호 승인 기대가 커졌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레드나이츠’는 2017년에 판호를 신청했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검은사막 모바일’도 판호 발급을 대기 중이다. 각각 텐센트, 알파그룹, 스네일게임즈와 계약했다.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영향력이 큰 ‘미르’ IP 정식 후속작 ‘미르4’ 진출을 노리고 있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한국 게임업체들의 대표적인 수출 시장이었다. ‘크로스파이어’ ‘미르의전설2’ ‘던전앤파이터’ 등 다양한 한국 게임이 흥행에 성공했다. 중국은 게임 이용자 성향이 한국과 비슷해 서구 시장에 비해 흥행 확률이 높은 편이다. 올 중국 게임 시장 규모는 447억달러로, 전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한한령 해제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에 대한 판호 부여는 정치적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중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일 동맹이 강화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며 “게임 판호는 한국을 배려했다는 명분을 챙길 수 있는 카드”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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