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8일 국회에서 안건조정위원회와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 등을 열고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노동조합법 개정안,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을 논의했다. 당초 모든 주요 쟁점법안을 법안소위에서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여당이 야당과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시 단독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야당이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했다. 임이자 환노위 간사는 “당초 노동 관련 법안은 여야 지도부 간 논의하기로 했는데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소수의 목소리를 짓밟았다”고 비판했다. 다만 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조정위 개의 직전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 개정안 등 일부 안건에 대한 조정위 신청을 철회해 해당 안건은 법안소위로 넘어갔다.환노위 역시 여당이 수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데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도 노조 단결권을 강조하는 방향의 노조법 개정에 찬성하기 때문에 여당이 표결을 강행할 경우 막을 방법은 없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양대 노총뿐만 아니라 경영계에서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라며 “현재 극단적으로 다른 (의원 발의) 노조법 개정안들이 올라가 있고 논의도 진행되지 않았는데 민주당은 그대로 통과시키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노위는 지난 3~4일 연달아 소위를 열고 법안을 심사했지만 ‘1회독’에 그쳤을 뿐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정부안이 노동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을 감안해 정부와의 협의 아래 노조 의견을 반영한 수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민주당 환노위 관계자는 “의원 발의안 내용을 반영해 쟁위 행위 금지 조항 등은 정부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 상황”이라며 “단협 유효기간도 3년으로 연장하되 ‘3년 이내 범위 안에서 노사 협의로 정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어서 노조의 우려를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 중”이라고 했다. 노동계의 반발을 우려해 기존 정부안에서 수정된 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김현정 민주당 노동대변인은 정부안과 관련해 “노동권을 제약하는 직장 내 시설 점거 제한, 비종사 종업원의 사업장 출입 제한, 단협유효기간 연장 강제 등 노동권을 후퇴시키는 내용의 법안은 첫 단추부터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측의 대항권 확대 없이 노동계의 요구를 추가로 담은 수정안이 통과될 경우 산업현장 갈등이 빈번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상한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하는 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14개 업종에 대한 고용보험을 적용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 등도 임시국회를 열어 의결할 계획이다.
고은이/김소현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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