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은 오후 9시를 넘길 수 없고 커피숍은 사가는 것만 허용된다. 유흥주점 단란주점 등 소위 유흥시설 5종은 이미 2단계에 영업 금지됐다. 먹는 장사뿐만 아니다. 서민창업이 대부분인 노래방 당구장 헬스장 탁구장 스크린골프장도 문을 닫았다. 사실상 서민경제가 ‘올스톱’이다. 3주라지만 한계상황에 놓인 업주가 망하고 직원이 일자리를 잃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타격은 종교계도 크다. 종교활동이 비대면 20명 이내로 제한되니 성탄절에 기독교인들은 갈 교회가 없다.
정부 방역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다. 주말에 에스컬레이터까지 붐비는 대형 쇼핑센터가 있는가 하면 평일에 손님이 한 명도 없는 커피숍도 있다. 그런데 커피숍만 규제한다니 납득이 안되는 것이다.
바이러스 등에 대한 소독 조치가 충분하고, 출입하는 사람과 종업원들이 최근 수일 내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안전한 공간’으로 인정해주는 방법은 어떤가. 실제 해당 기술은 이미 국내에 상용화돼 있다. 대신 그 장소에서 코로나 환자가 나오면 폐쇄 기간을 좀 더 길게 적용해 책임을 물으면 된다. 해당 업체들도 안전한 공간을 지키기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다.
민간은 이미 스스로들 움직이고 있다. 소독을 포함한 방역 서비스를 해주면서 자체 인증마크를 달아주는 업체도 늘고 있다. 기독교계는 ‘교회 자가 방역 인증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이 노력을 정부가 인정해줄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다.
전염병은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고 퇴치법을 확실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영국에선 1832년 콜레라가 발생한 뒤 4~5년마다 런던에서 1만~2만 명의 생명을 앗아갔지만, 그 원인이 ‘물’이라는 것을 알아내는 데는 20여 년이 걸렸다. 영국 정부는 그것도 모르고 생활쓰레기와 가축분뇨 등을 템스강에 버리도록 하는 최악의 조치를 취했었다(스티븐 존슨, ‘감염 도시’).
지금이야 바이러스 원인도 알고 어제 영국을 시작으로 백신접종까지 시작했다. 곧 치료제가 나오면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인류가 승기를 잡을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코로나 이후를 대비한 방역과 경제의 균형 잡힌 발전이다. 민간에 책임과 권한을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경제가 살아야 훗날을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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