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여성 고문한 '익산 원룸 살인' 주범 '무기징역' 선고

입력 2020-12-09 21:40   수정 2020-12-09 22:04


지적장애 여성을 유인해 성매매를 강요하고 세탁실에 가두는 등 2달여간 고문과 폭행을 일삼아 사망케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일당이 항소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김성주 부장판사)는 살인, 공동상해, 시신유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일당의 주범 A씨(28)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범행에 가담한 B씨(30)와 C씨(35·여)도 각각 징역 20년에서 25년으로, 징역 7년에서 8년으로 형량이 늘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와 피해자 D씨(사망 당시 20·여) 등 20~30대 남녀 7명을 10평 남짓한 전북 익산 소재 한 원룸에서 함께 지냈다.

대구에서 가출생활을 하던 D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A씨를 알게 됐고, 조건만남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A씨의 유혹에 전북 익산까지 넘어가 이들 무리에 합류했다.

D씨와 접촉한 성매수남이 A씨에게 SNS로 "당신의 전화번호와 차량번호를 알고 있다"고 연락을 해온 시점부터 D씨에 대한 폭행이 시작됐다.

A씨 일당은 지적장애 3급이었던 D씨를 원룸 세탁실에 가두고 음식물을 거의 주지 않은 채 폭행을 일삼았고, 빈사상태에서도 악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토치에 불을 붙인 뒤 화상을 입히고, 미용가위로 찌르고, 라이터로 머리카락을 태우기도 했다. 또 빙초산을 뿌려 화상을 입히는 등 잔인한 방법으로 폭행을 이어갔다. 심지어 물고문과 강제추행도 저질렀다.

D씨가 숨진 당일에도 지저분하고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심하게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고, 결국 D씨는 8월18일 이들의 폭행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했다.

이들은 D씨의 시신을 경남 거창군의 야산에 유기하고, 이튿날 비가 내리자 시신이 지표면으로 드러날 것을 우려해 시멘트로 덮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사회적 약자인 피해자에게 돈을 벌게 해주겠다며 원룸으로 유인해 성매수남과 성관계를 맺게 하고 대금을 빼앗는 방법으로 성착취를 했다"면서 "성매수자가 피고인들의 신상정보를 알게 되자 피해자에게 상상하기 어려운 무차별 폭력을 행사하고 세탁실에 감금해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들이 온갖 도구를 이용해 행한 특수상해의 범행은 잔혹하고 비인간적이었다. 살인 이후에도 야산이 시신을 매장, 은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는 피해자의 시신 암매장을 공범들에게 제안하고도 그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여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B씨와 C씨도 피해자 폭행, 성매매 범행에 가담한 정황이 인정된다. 이런 요건들을 종합해 형을 다시 정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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