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오와 다이먼, 애플 테슬라 그리고 금[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입력 2020-12-10 08:08   수정 2021-03-10 00:03



추가 부양책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조정을 받았습니다. 다우 지수는 0.35%, S&P 500은 0.79% 떨어졌고, 나스닥은 1.94%나 급락했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추가 부양책의 세부 사안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에 대한 책임 보호 조항, 지방정부 지원 방안 등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조 맨친 민주당 상원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양당 의원들 모두 법안을 원한다. 오늘까지 법안의 90%는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에 이어 캐나다도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했지만, 영국에선 심각한 증상의 알레르기 환자들에게 백신 접종에 부작용이 나타나 이들에 당분간 접종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나스닥의 낙폭이 깊은 건 이날 JP모간에서 줌과 크라우드스트라이크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춘 게 촉발했습니다.

기술주 전체로 매도세가 번지면서 테슬라가 6.99%, 줌 6.47%, 팰런티어 6.86% 급락했습니다. 장 막판엔 미국 정부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지난 10월 구글에 대해 건 데 이어 두 번째입니다. 이들은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 및 왓츠앱 인수가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했다며 자산을 분할하고 인스타그램 등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페이스북의 주가는 이날 1.93%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소송 결론이 나오려면 몇 년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나스닥이 폭락했지만 이날 시장에 데뷔한 음식배달앱 도어대시는 폭주했습니다. 도어대시는 공모가 102달러에 비해 86% 폭등한 189.51달러로 첫 거래를 마쳤습니다.



회사가 당초 공모과정에서 기대한 공모가 90~95달러의 두 배에 달합니다. 시가총액은 600억 달러가 넘습니다. 도어대시가 배달하는 음식업체인 도미노와 치폴레, 던킨과 웬디스의 시총을 합친 것보다 더 큽니다.

도어대시는 미국 음식 배달 시장에서 1800여만 명의 고객을 확보해 50%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업체입니다.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전년 동기보다 3배 이상 많은 19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다만 지난해 6억6700만 달러 적자를 냈고 올해도 9월까지 1억4900만 달러 적자를 냈습니다.

월가는 도어대시 급등 원인을 밀레니얼세대에 친숙한 브랜드, 코로나 특수에 맞춘 IPO, 총주식수의 12%에 불과한 유동주식 등을 꼽습니다. 또 현재 뉴욕의 IPO 시장에는 돈이 몰려 있습니다. 올해 초 40억 달러이던 르네상스 IPO 상장지수펀드(ETF)의 운용자산은 현재 500억 달러를 넘고 연간 수익률은 106%에 달하고 있습니다.



나스닥은 폭락하는데, 신규 기술주는 폭등하는 시장, 뉴욕 금융시장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요? 월가의 그루 두 사람의 말과 월가 금융사들의 세 가지 종목 분석을 대신 전해드릴까 합니다.

먼저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릿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설립자의 말을 소개합니다.



달리오는 전날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Ask Me Anything)' 이벤트에 참여해서 온갖 질문에 답했습니다.

그는 '금융시장이 어디로 향하고 있냐'는 물음에 "화폐와 신용의 홍수가 물러갈 것 같지 않다. 가치가 하락하는 화폐로 측정되는 자산 가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주식이 50배의 주가수익비율(PER)로 거래되지 않을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막대한 양의 부채와 화폐가 만들어졌고,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을 감안하면 가장 주목해야 할 건 자산 및 다른 통화에 대한 부채와 돈의 가치"라면서 "앞으로 다양한 자산군과 통화, 국가별로 스마트한 다변화가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달리오는 또 비트코인에 대해 "지난 10년간 비트코인과 일부 디지털통화는 스스로 흥미로운, 금과 같은 대안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금과 다른 자산으로부터 다각화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그는 "비트코인을 금과 비교한다면, 나는 중앙은행들이 거래하고 보유할 때 쓰는 것(금)을 강하게 선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전날 골드만삭스의 연례 금융컨퍼런스에 참여해 금융시장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그는 내년에 백신으로 인한 경제가 회복된다면 "현재의 채권 스프레드와 대부분의 주가는 정당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시에 버블이 있을 수 있지만 작은 부분이고 대부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채권에 대해 금리가 낮은 국채는 좋지 않은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이먼은 "나는 국채 매수자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금리의 국채라면 나는 절대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산이 3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JP모간은 막대한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다이먼도 어쩔 수 없이 이런 저수익 자산에 투자해야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겁니다.



이날 JP모간은 두 개의 재미있는 보고서를 두 개 냈습니다.

먼저 테슬라입니다. JP모간의 라이언 브링크먼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한 목표주가를 80달러에서 90달러로 올렸습니다. 800달러, 900달러를 잘못 적은 게 아닙니다. 브링크만은 수년째 테슬라에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하고 있는 테슬라 베어(비관론자)입니다.

그는 "향후 5년간의 실적 전망이나 전통적인 모두 지표를 볼 때 테슬라의 주식이 펀더멘털에 비해 극적으로(dramatically)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21일에 S&P 500 지수에 편입될 예정인데, 그 비중만큼 테슬라 지분을 확대하지 말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런 그가 왜 목표주가를 10달러 높였을까요? 그는 지난 3분기 판매량을 기초로 주당순이익(EPS)을 계산했더니 2022년에 3.35달러이고 내년 2.5달러에 달해 올해 1.85달러보다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제 잠깐 전해드렸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2일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높이고 목표주가를 올렸는데요. 전날 발표된 테슬라 50억 달러 증자 주관사에 골드만삭스가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고요.

주관사에는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월가의 10개 금융사가 포함됐는데요. JP모간은 빠져있습니다.



JP모간은 이날 또 다른 재미있는 보고서를 냈는데 금과 관련된 것입니다.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금 가격이 향후 몇 년간 장기적으로 역풍을 맞을 것이란 보고서입니다.

즉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게 금 수요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겁니다. JP모간은 최근 금 ETF에서는 70억 달러가 빠져나가고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에는 20억 달러가 유입된 예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투자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JP모간은 비트코인에 대해 모멘텀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으로 볼 때 다소 과매수되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하락 위험으로 기울어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18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가 반등해온 금 가격은 이날 2% 가량 폭락했는데 이 보고서의 영향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보고서와 직접 관련된 건 아니지만 지난 9월 초인데요. JP모간은 금 등 시세조작과 관련해 미 금융당국에 9억2000만 달러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바 있습니다. 지난 2009~2015년에 귀금속 선물트레이더 몇 명이 스푸핑을 통해 금과 은, 백금, 팔라듐의 선물가격을 조작해 이익을 냈다는 겁니다. 하루 수백 번씩 주문을 내고 거래 체결 전에 취소하는 걸 말합니다. 이건 스푸핑에 대한 가장 큰 규모의 벌금이었지요. 그리고 지난달 로이터통신은 올해 JP모간이 금·은 등 귀금속 거래로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는 뉴스를 보도하기도 했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낸 테슬라 보고서에 대해 말씀드렸었는데요. 이날 골드만삭스의 로드 홀 애널리스트는 애플에 대해 좋지 않은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는 애플의 아이폰12 매출이 예상보다 좋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초기 견고한 수요에도 불구하고 평균 판매가(ASP)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유럽에서 아이폰12 출시 이후 이전 모델인 아이폰11 모델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죠.

또 "미국에서 아이폰12의 초기 수요는 좋지만 올해 연말쇼핑 시즌이 예년보다 빨리 시작된 효과 때문일 수도 있다"며 "이런 판매 추세는 예년보다 빨리 마무리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매도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75달러를 유지했습니다. 이날 애플은 2.09% 내린 121.78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앞으로 30% 가량 더 하락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지속적으로 애플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또 최근 '2021년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해야 할 종목' 리스트에서 인텔, 퀄컴, 비욘드미트 등과 함께 애플을 꼽았습니다.

월가 금융사들이 사는 법에 대해 몇 가지를 말씀드렸는데요.

이들 투자은행은 내부에 셀사이드와 바이사이드가 있습니다. 즉 분석보고서 등을 작성해 헤지펀드 등 고객사에 매수를 권유하는 등 브로커리지 업무를 하는 곳이 셀사이드이고, 자체 자금이나 펀드를 조성해 트레이딩을 하는 곳이 바이사이드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이들 사이에 강력한 차이니스월(즉 정보교류 차단장벽)을 만들어놓았습니다. 통상적으로는 이 벽이 작동하지요.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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