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하남에 있는 복합쇼핑시설 스타필드 하남. 이곳에 들어선 보일러 전문기업 경동나비엔의 체험형 매장은 올해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를 체험하려는 소비자들이 잇따르면서 올해 1~11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10일 "올 봄 친환경 보일러 설치가 법으로 의무화된 이후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변했다"며 "국내 보일러 시장에 모처럼 큰 장이 섰다"고 반겼다.
그랬던 보일러 시장이 올해 달아올랐다. 사상 처음 1조원대 시장을 이룰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통과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 개선에 관한 특별법(대기관리권역법)'이 불을 댕겼다. 이 법은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등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콘덴싱보일러 설치를 의무화한 게 골자다. 콘덴싱보일러는 물을 데운 고온의 배기가스를 바로 배출하는 대신 재활용한다. 에너지 효율이 97%로 일반 보일러 대비 최대 15% 포인트 정도 높다. 그런 만큼 가격도 20만~30만원 비싸지만 중앙 및 지방 정부가 함께 20만원을 지원하는 식으로 보급 확대에 팔을 걷었다.
서비스 경쟁도 치열하다. 경동나비엔은 쇼핑몰을 통해 '나비엔 콘덴싱보일러 NCB500시리즈' 등의 표준설치가를 공개하고 소비자와 가까운 파트너 대리점을 연결하는 식으로 간편한 설치를 돕고 있다. 귀뚜라미는 신제품 '거꾸로 뉴 콘덴싱 프리미엄'을 사면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올해 말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이런 영향으로 전체 보일러 가운데 지난해 30~40%였던 콘덴싱보일러 비중이 11월 말 기준 80%선까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현재 보일러 업계는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에 이어 린나이코리아가 3위를 기록 중이다. 대성셀틱에너시스, 알토앤대우, 롯데알미늄이 4위권에서 경합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대성셀틱에너시스가 롯데 사업부를 인수하면 린나이코리아를 위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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