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공포? 오히려 집값 끌어올린다" [집코노미]

입력 2020-12-10 09:38   수정 2020-12-10 10:17


종합부동산세 납부 기한이 다가오면서 내년 보유세에 대한 공포가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높아진 세금 부담이 시장에 매물을 유도해 집값 하락을 이끌기보단 오히려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매각할 퇴로가 없는 상황에서 세금이 낼 수밖에 없는 상수가 될 경우 결국 향후 거래비용에 녹아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0일 국세청에 따르면 종부세 납부 기한은 이달 15일까지다. 올해 종부세 고지세액은 4조26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9200억원(28%)가량 늘었다. 고지서를 받은 집주인도 14만9000명(25%) 늘어난 74만4000명이다. 내년엔 더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종부세의 과세표준을 결정하는 공시가격의 시세반영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오르는 데다 세율까지 최고 두 배 수준으로 인상되기 때문이다.


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가 부담스러운 집주인들은 통상 과세기준일(매년 6월 1일)까지 집을 매각한다. 이날 기준 소유자가 한 해의 보유세를 모두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매년 3~5월께 보유세 절세를 위한 급매물이 늘어나는 탓에 주택시장에선 수년째 ‘상저하고(상반기 하락·하반기 반등)’의 장세가 굳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다른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높은 보유세를 부담하는 게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상수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16 대책’으로 종부세율 인상이 예고된 이후에도 집값은 꾸준히 올랐다. 보유세가 더 이상 변수가 아니라는 시장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환경대학원)는 보유세가 오히려 집값을 올리는 장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일부 현금이 부족한 집주인들은 매각하겠지만 미래의 가격상승분이라고 여기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며 “‘뉴 노멀’로 인식하고 보유를 선택하는 움직임이 늘어난다면 결국 매각가격도 그만큼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보유세 부담을 올리는 건 다주택자들을 압박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세금을 버티지 못하게 된 이들이 집을 팔아야 집값이 잡힌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정작 다주택자들은 집을 파는 게 쉽지 않다. 양도소득세 중과 때문이다. 조정대상지역의 다주택자는 집을 팔 때 최고 62%의 중과세율을 적용받는다. 내년 6월 1일 이후부턴 75%까지 오른다. 매각을 주저할 수밖에 없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취득세와 양도세, 보유세까지 한꺼번에 인상돼 세금은 절세가 아닌 감내하는 것이 돼버렸다”며 “거래와 관련한 큰 비용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 원가에 녹아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집값이 오르면서 한 채만 갖고 있어도 종부세를 내야 하는 아파트는 늘어나는 추세다. 1주택자(단독명의) 종부세 과세 기준인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아파트는 서울 전체 아파트의 11%(28만 가구)다. 전년 대비 8만 가구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강남구(53%·8만8000가구)와 서초구(51%·6만3000가구)는 절반 이상의 아파트가 종부세 과세 대상이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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