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밤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테슬라 전기차가 주차장 벽면에 부딪혀 불이 나 차주 한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재산 피해는 약 1억5000만원이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차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45분께 용산구 한남동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진입하던 테슬라 모델 X 차량이 주차장 벽면과 부딪혔다. 벽면과 부딪힌 차량에는 불이 났고 이로 인해 조수석에 타고 있던 차주 윤모씨(60)가 사망했다. 윤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심폐소생술(CPR)을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당시 차량은 대리기사 최모씨(59)가 몰고 있었다. 경찰은 최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최씨는 “급발진으로 차량이 제어되지 않아 벽면과 충돌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차량 배터리를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하고 있다. 차량이 부딪히면서 배터리에 충격이 가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차체 결함인지 운전자 과실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이라며 “정확한 분석을 위해 차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 의뢰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도 교통사고로 인한 대형 충돌로 테슬라 차량 배터리에 불이 난 사례가 있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전기차는 리튬이온 전지를 주로 쓰는데 수분에 예민하게 반응해 배터리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습기만으로도 발열될 위험이 있다”며 “배터리가 물과 직접 만나면 극도로 발열해 폭발까지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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