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중 4명, 간신히 꾸린 '윤석열 총장 징계위'…예상대로 친여 일색

입력 2020-12-10 17:33   수정 2020-12-11 00:52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 위원들이 ‘친여권 인사’ 일색으로 꾸려졌다. 윤 총장 측은 징계위원 다섯 명 중 네 명에 대해 기피신청을 했지만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만 스스로 물러났을 뿐 모두 기각됐다. 결국 네 명의 친여권 인사들이 10일 징계위원회를 열면서 윤 총장에 대해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의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징계위는 이날 진통 끝에 오후 들어서야 본격적인 심의를 시작해 밤늦게까지 심의를 계속했다. 윤 총장 측은 이날 기일 연기를 세 번 신청했지만 징계위는 모두 거부했다.

호남·민변·개혁위…‘코드 징계위’ 논란
이날 오전 10시38분께부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위 회의가 시작됐다. 베일에 가려 있던 징계위원 명단도 공개됐다. 징계위원회 위원은 모두 7명으로 법무부 장관, 법무부 차관, 장관이 지명하는 검사 2명, 장관이 위촉하는 외부 인사 3명으로 구성된다. 회의에는 징계청구권자로서 참석이 배제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개인 사유를 들어 불참한 외부 인사 1인을 제외한 5명이 참석했다.

외부 인사로는 정한중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위원장 직무대행)와 안진 전남대 로스쿨 교수가 나왔다. 두 사람 모두 호남 출신으로 친여권 활동을 해왔다. 전남 광양 출신인 정 교수는 진보 성향 변호사단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다. 현 정부 들어 검찰과거사위원회와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 몸담은 이력이 있다. 그는 지난 8월 범여권 인사들과 검찰개혁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참석해 “윤 총장이 검찰개혁에 저항하고 있다” “윤 총장이 저항하는 것을 전관예우라는 틀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된다”며 윤 총장을 비판했다. 광주 출신인 안 교수도 검찰개혁위에서 활동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공천 심사위원을 맡은 경력이 있다.

검사 징계위원으로는 ‘추미애 라인’으로 꼽히는 심재철 법무부 국장과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지명됐다. 심 국장은 윤 총장의 주요 징계청구 사유인 ‘판사 사찰’ 의혹을 제보한 당사자로 알려져 있다. 심 국장은 이날 윤 총장 측에서 기피신청을 내자 스스로 물러났다.

이날 징계위에 참석한 정 교수와 신 부장 모두 문재인 정부 들어 여권의 주류로 급부상한 순천고 출신이다.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은 유일한 비호남이지만, 그 역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이다.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수사’와 관련해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변호한 적이 있어 공정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날 징계위 회의는 최종적으로 네 명의 위원만 참석해 진행됐다. 징계 심의를 위해서는 과반수(네 명 이상)가 참석해야 한다는 조건을 가까스로 맞춘 것이다. 징계위원들의 면면을 따져봤을 때 윤 총장은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징계는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기피 신청 대상자들이 ‘셀프 심사’
윤 총장은 이날 징계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법무부의 감찰 조사와 징계위 소집 과정 등의 절차상 결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완규 이석웅 손경식 변호사 등 세 명의 특별변호인단이 나섰다.

이들은 회의에서 법무부가 징계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은 점 등을 문제 삼으며 기일 연기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찰 기록 열람·등사와 기록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도 기일 연기 사유로 들었다. 하지만 징계위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윤 총장 측은 또 이날 심의 전 과정을 녹음하자고 요청했으나, 징계위는 증인신문 과정에서만 녹음을 허용했다. 속기사가 전 과정을 기록한다는 이유에서다.

윤 총장 측은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심재철 검찰국장, 정한중·안진 교수 등 4명에 대해 기피 신청을 냈다. 그러자 징계위는 윤 총장 측 변호인을 내보낸 뒤 비공개 회의를 열어 이를 기각했다. 심 국장은 스스로 회피 신청을 하고 징계위에서 빠졌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기피 신청 대상자들이 ‘셀프 심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안효주/이인혁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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