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나약하게 해" VS "업무효율 높여"…재택근무 실효성 논쟁

입력 2020-12-13 12:13   수정 2020-12-13 14:09


편의점업체 GS리테일의 사장이 최근 임원들에게 재택근무를 부정적으로 표현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재택근무의 실효성을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재택근무 도입으로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만족도와 집중력을 높일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줄면서 업무 생산성이 떨어지고 휴식과 근무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삶의 질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은행은 13일 발표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이라는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직후에도 재택근무가 추세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은은 최근의 국내외 조사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지난 9월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 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53.2%가 '앞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애틀랜타 중앙은행도 지난 5월 조사에서 미 기업 직원들의 전체 근무일에서 재택 근무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5.5%에서 코로나19 후 16.6%로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미국경제연구소(NBER)의 5월 보고서를 보면 재택근무 확산의 배경으로 재택근무의 인식 개선, 화상통신망인 '줌(zoom)' 도입 등 재택근무 인프라 향상 등을 꼽았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최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재택근무나 따지고 나약하기 그지없는 리더, 구성원은 GS25를 파멸시킵니다"고 적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도 지난 9월 "재택근무에서 긍정적 측면을 찾을 수 없고 대면 방식으로 모이지 못하는 것은 완적히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재택근무가 생산성을 갉아먹을 것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발언이다. 한은도 "구성원 의사소통이 줄고 신입직원의 효과적 학습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며 "근무 태만을 부추기는 등 기업으로서 직원관리비용이 올라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의 올해 7월 조사를 보면 재택근무로 근무시간이 평균 48분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생산성을 높인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영국노동조합회의(TUC)의 2019년 조사를 보면 미국과 영국의 평균 출퇴근 시간은 1시간가량으로, 재택근무 도입 때 절약한 출퇴근 시간 가운데 20분가량을 업무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직원들의 만족도도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런던정경대의 지난해 7월 보고서를 보면 재택근무가 늘어날수록 생산성과 기업이윤이 올라가지만 이직률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직원으로서는 출퇴근 시간을 절감하는 동시에 업무 집중력이 향상되는 등으로 직무 만족도가 올라간다"며 "기업의 출·퇴근 부담감이 낮아지면서 우수인력을 채용할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택근무는 평균 출퇴근 시간이 길고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잘 깔린 국가의 경우 생산성 향상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재택근무가 상업용 부동산 가치를 끌어내리고 공실률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동산 서비스 업체 쿠쉬맨 앤드 웨이크필드는 세계 사무실 공실률이 코로나19 직전 10.9%에서 2022년 2분기 15.6%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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