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인욱 "'또 술이야?' 반응 싫지 않아, '술라드' 각인시켜야죠"

입력 2020-12-16 09:27   수정 2020-12-16 09:39


'취하고 싶다'를 시작으로 '포장마차', '이별주', '취했나봐'까지 이른바 '혼술 시리즈'로 인기를 얻은 황인욱이 이번에는 '한잔이면 지워질까'를 발표했다. '또 술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황인욱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찾는 술처럼 대중들이 쉽게 찾고 흥얼거릴 수 있는 곡으로 공감을 주고 싶은 바람이 담긴 결과물이라고 했다. 이전 곡들과의 차이가 있다면 더 따라 부르고 싶도록 만들었다는 것.

황인욱은 지난 15일 오후 6시 디지털 싱글 '한잔이면 지워질까'를 발표했다. '한잔이면 지워질까'는 이별 후에도 사랑했던 연인과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한 남자의 슬픔을 표현한 곡이다. 제목처럼 "이별한 연인을 술 한잔으로 잊으려고 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문을 연 황인욱은 "처음부터 끝까지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작사, 작곡은 물론 코러스나 스트링, 드럼, 베이스까지 모든 녹음을 다 프로듀싱했다. 그래서 조금 더 애착이 가는 노래다"고 소개했다.

황인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는 단연 '포장마차'다. 이별 후 포장마차에 앉아 김치찌개에 소주 한 잔을 들이켠다. 추억을 더듬으며 돌아오지 않는 전 여자친구를 애타게 불러대는 가사 속 인물은 처량하다 못해 지질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혼술 시리즈'를 관통하는 감성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혼술송'이 사랑받는 이유는 그만큼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극했기 때문일 터. 황인욱은 평소 술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공감할 소통 창구가 술이더라"고 말했다.

이어 "'또 술이야?'라는 말이 싫지 않다. 팬들이 '술라드(술+발라드)'라고 부르더라. 다른 장르도 해보고 싶지만 일단은 '술라드' 장르로 각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술라드' 하면 황인욱이 생각나게끔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간 황인욱은 모든 발표곡들을 작사, 작곡했다. '한잔이면 지워질까'는 특히 자신의 색깔을 더욱 진하게 입히는 데 심혈을 기울인 곡이라고 했다. 이전 '혼술송'들과의 차이점을 묻자 황인욱은 "'한잔이면 지워질까'라는 구절이 처음부터 나오기 시작해서 굉장히 많이 반복된다. 아이돌 훅처럼 똑같은 멜로디가 옥타브 변경돼서 나온다. 전부 다른 감정으로 부르니 이걸 유의 깊게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또 특별한 감상 포인트로 내레이션을 꼽기도 했다. 그는 "다른 곡들은 노래만 했는데 이번에는 '미안해'라는 내레이션이 들어가 있다. 처음 시도한 거다. 곡에 항상 애드리브가 있었는데 '한 잔이면 지워질까'라는 애드리브를 넣으니 진부하고, 또 안 넣으니 시간이 비더라. 그래서 뭘 할까 고민하다 '미안해'라는 말을 넣었는데 포인트가 살았다. 90년대 감성이 한 번 더 담기는 것 같아서 좋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 부분이 노래방에서 자막으로도 나올 텐데 꼭 따라 불러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황인욱은 2017년 30세의 다소 늦은 나이에 데뷔했다. 그전까지 아프리카TV BJ, 보컬 트레이너, 스노우보드 강사 등 다양한 일을 했지만 그럼에도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간직하고 있던 가수의 꿈을 단 한 순간도 놓지 않았던 그였다. 황인욱은 "중학생 시절부터 보컬 레슨을 받았다. 이후 대학교에서 뮤지컬을 전공하면서 음악감독을 맡은 적이 있었는데 가르치는 게 재밌더라. 그래서 보컬 트레이너 일을 시작했다"면서 "스물다섯 살 정도까지는 가수에 대한 꿈이 확고했는데 점점 '기회를 놓쳤나보다'라는 생각이 들어 보컬 트레이너로 아예 전향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아프리카TV BJ 활동은 다소 독특한 듯 보이지만 가수 황인욱에게 빼놓을 수 없는 이력이다. 과거 감스트, 봉준 등 인기 BJ들과 함께 방송하며 어깨를 나란히 했던 그는 게임은 물론, 보컬 트레이닝을 주제로 한 방송을 하며 주목받았다. '유명한 BJ였더라'는 물음에 황인욱은 "유명해지려던 때에 그만뒀다"며 멋쩍게 웃었다. 그는 "(방송은) 4, 5년 정도 했다. 처음에는 게임 콘텐츠를 하다가 이후 보컬 트레이닝까지 종합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감스트와의 친분에 대해 "같이 합숙도 했었다. 지금도 종종 연락을 한다. 데뷔곡을 엄청 홍보해 줬는데 이번에도 해주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실제로 감스트는 황인욱이 2017년 '취하고 싶다'를 발표했을 당시 본인의 방송을 통해 곡을 홍보해준 바 있다. 그렇게 점점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황인욱의 곡은 이후 2018년 음원차트에서 역주행에 성공, 상위권에 진입하는가 하면 노래방 차트에서도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황인욱은 1년의 시간이 가져온 변화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포장마차' 전에 '취하고 싶다'가 있었죠. 그 곡을 발표하고 한 달 동안 부산 해운대에서 버스킹을 했어요. 하루에도 수십 번을 불렀죠. 해운대 인근에서 일하는 분들은 '취하고 싶다'를 다 알 정도였어요. 유명해지지 않은 곡이었지만 한, 두 분이 따라 해주는 정도였어요. 그런데 1년 뒤 '취하고 싶다'가 노래방 차트 10위권 안에도 들어가고 인기를 조금 얻었죠. 그때 부산 해운대, 광안리에서 1주년 기념 버스킹을 했는데 거기 있는 모든 분들이 따라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기분이 이상하고 또 좋았어요. 그 후에 발표한 '포장마차'는 길거리에서 자주 들리니까 좋았죠. 앨범 작업을 부산에서 했고 처음 홍보했던 곳도 부산이라 거기 분들에게 고마운 게 있어요"(웃음)


예나 지금이나 황인욱이 곡 작업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노래방에서 부르고 싶도록, 계속 따라 부르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일반적으로 무명가수의 노래는 찾아서 들을 수가 없지 않느냐"고 말문을 연 그는 "내가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부르고 싶게 만드는 데 늘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걸 생각하다 보니 곡의 포인트가 더 잘 살아나는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이런 황인욱의 의도대로 '혼술 시리즈'는 노래방 인기곡이 됐고, 유튜브에서도 인기 커버곡이 됐다. 황인욱은 "내 노래들이 따라부르기 쉬운 듯 어려운 부분도 있다. 목소리가 굵고 허스키해서 음역대가 그렇게 높아보이진 않는데 처음에는 좀 쉽다가 점점 음이 많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따라 부르기 '쉽다'와 '어렵다' 중 어떤 반응이 더 좋느냐는 물음에는 "둘 다 좋다. 도전하고 싶은 노래로 만들고 싶었는데 결국 둘 다 도전을 많이 했다는 것이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잔이면 지워질까'도 사람들이 부르고 싶은 노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중독성 있게 만들었으니 본인도 모르게 흥얼거려진다는 반응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황인욱은 이번 활동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로 '차트인'을 꼽았다. "이번에도 당연히 차트인 되는 게 목표다. 전작 '취했나봐'가 차트에서 나가기 직전이다. 나가기 전에 빨리 바톤터치를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재치 있게 밝힌 그였다.

'한잔이면 지워질까'는 16일 오전 9시 기준 지니뮤직 실시간 차트 2위, 벅스 9위에 이름을 올렸다. 24시간 누적 단위로 순위를 집계하는 멜론의 24Hits에도 100위로 진입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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