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수출 '뚝'…섬유패션 영업익 38%↓

입력 2020-12-14 17:11   수정 2020-12-15 01: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섬유패션업계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3분의 2 수준에도 못 미칠 정도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섬유패션산업의 수출·수입길이 막힌 데다 내수 소비마저 급격히 얼어붙어 사상 최악의 불경기를 겪고 있다는 진단이다. 섬유패션업계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코로나19로 수출·수입 ‘꽁꽁’
국내 섬유패션산업은 대표적인 해외의존형 업종으로 꼽힌다. 원자재의 3분의 1 이상을 수입하고, 의류 등 섬유제품의 3분의 2를 수출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 환율 등 대외 환경 변화가 국내 섬유패션업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큰 이유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섬유패션 관련 72개 상장기업의 누적 매출은 24조29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조431억원으로 38.4% 줄었다. 전체 기업 중 적자를 낸 업체는 27개다. 적자는 아니지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도 29곳이다. 업종별로는 화학섬유(-64.4%), 패션(-47.5%), 의류수출(-13.5%) 등 순으로 영업이익 감소 폭이 컸다.

올해 10월까지 섬유류 수출은 91억11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줄었다. 마스크가 포함된 기타섬유제품(14억7988만달러) 항목 수출은 42.5% 증가했지만 나머지 대부분 분야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수입 역시 6.2% 줄었다. 지난 4월 섬유류 수입은 15.5% 감소해 월별 기준으로 유럽발 재정위기 때인 2012년 4월(-15.7%) 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섬유패션산업은 수입한 원재료를 가공해 다시 수출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9월 들어 수출·수입이 개선되는 등 회복세를 띠기도 했지만 최근 국내외에서 코로나가 대규모로 재확산하면서 회복을 쉽게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별고용업종 지정 등 대책 절실
국내 섬유패션산업은 1960년대부터 국가 주도의 수출전략사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1970년대에는 전체 수출의 30%를 차지할 정도였다. 하지만 1990년대 초부터 인건비 비중이 높은 의류·봉제공장이 해외로 이전하기 시작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6년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이후 매년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45억3700만달러로 지난해(-41억7100만달러)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올 들어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의복 소비도 크게 꺾였다. 올해 1~10월 국내 의복 판매액은 40조66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5% 감소했다. 역대급 무역·내수 불황이 한꺼번에 몰아치면서 국내 섬유패션 관련 공장 가동률은 상반기 한때 40% 수준까지 떨어졌다.

섬유패션업계는 지난 5월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섬유패션산업을 특별고용지원 업종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김도엽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정책기획실장은 “특별고용지원 업종 지정으로 고용 유지에 필요한 비용이 지원되는 등 대책이 마련돼야 코로나19 사태 종식까지 기업이 버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실장은 “섬유패션 등의 영세 제조업체들은 신용경색이 심화돼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쓰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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