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 극치 드러낸 태양광…건설비 원전의 5배, 전력생산비 2배

입력 2020-12-14 17:53   수정 2020-12-15 10:44

지난해 9월 본격 가동을 시작한 신고리 4호기는 한국이 지은 세계 최고 성능의 원자력발전소다. 원전 및 직원 사택, 송배전설비 일체를 건설하는 데 총 3조7865억원이 들었다. 이 원전은 올 들어 8월 말까지 87억5100만㎾h의 전력을 생산했다. 같은 기간 신고리 4호기와 비슷한 전력(92억2118만㎾h)을 만들어낸 태양광에 투자된 돈은 5년8개월간 18조8618억원으로 다섯 배에 이른다. 더군다나 태양광의 지난해 생산비용은 ㎾h당 99.98원으로 원전(㎾h당 58.31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태양광이 한국과 같은 지형에선 비효율의 극치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실이 2015년 이후 완공된 6만632곳의 상업용 태양광을 전수조사 분석한 결과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했다.
‘가성비’ 떨어지는 태양광
이론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최대 전력량(설비용량)만 따지면 전국 6만 여곳의 태양광(1058만㎾)이 신고리 4호기(140만㎾)의 7.6배에 달한다. 하지만 태양광의 실제 전력생산량은 설비용량에 크게 못 미쳤다. 태양광은 맑은 날 해가 떠 있을 때만 제대로 전력을 생산하지만 원전은 24시간 쉬지 않고 돌릴 수 있어서다.

전력 수급을 고려하면 태양광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더욱 떨어진다. 태양광은 전력이 가장 필요한 계절에 설비 가동률이 떨어진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계절별 태양광 발전량은 봄, 가을, 여름, 겨울 순으로 많다. 겨울엔 적은 일사량과 눈 때문에, 여름엔 고온과 장마·태풍으로 발전량이 줄어서다. 반면 전력 소비량은 냉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과 여름이 가장 많다. 원전은 이때 전력 수요를 떠받치다가 태양광 발전이 늘어날 때는 가동률을 낮춘다.

차지하는 면적으로 따지면 태양광의 비효율은 더 심각하다. 태양광은 패널을 넓게 깔아야 전력을 많이 얻을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설치된 패널 면적은 61.24㎢다. 발전소 총 면적은 157.5㎢로 추산됐다. 송배전설비와 패널 간 거리 등을 고려한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식(설비용량 1000㎾당 1만4876㎡)을 적용한 결과다.

반면 원전은 원자로와 전력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부지만 확보하면 된다. 신고리 4호기는 이 면적이 0.27㎢다. 여기에 직원이 살 수 있는 사택(0.1㎢)과 전력설비 일체(0.07㎢)를 합해도 총 면적은 0.45㎢에 불과하다. 총 면적으로 따지면 태양광의 350분의 1이다.
“태양광이 원전 대체할 수 없어”
이 같은 비효율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정부는 오히려 태양광 보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탈(脫)원전 정책도 수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고리 1호기, 이듬해 월성 1호기 원전을 폐쇄한 데 이어 건설이 중단된 울진 신한울 3·4호기 건설도 전면 백지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울 3·4호기는 신고리 4호기와 같은 원자로를 사용하고 같은 출력을 낸다. 설비용량은 두 원전을 합쳐 280만㎾다. 이를 태양광으로 대체하려면 설비용량 기준으로만 41.7㎢ 넓이의 태양광을 새로 깔아야 한다. 분당신도시(19.6㎢)의 두 배, 판교신도시(8.92㎢)의 네 배에 달한다. 실제 전력 생산량으로 따지면 지금까지 전국에 깔린 태양광 이상의 발전소를 새로 지어야 신한울 3·4호기를 완전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윤영석 의원은 “태양광은 설비투자비와 운영비, 면적 등 모든 측면에서 원전보다 압도적으로 비효율적”이라며 “한국보다 태양광 기후조건이 훨씬 유리하고 국토도 넓은 미국과 중국도 원전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리한 태양광 확대와 탈원전 정책을 지금이라도 전면 수정하고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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