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케어로 대형병원 '쏠림' 더 심해졌다.

입력 2020-12-14 17:15   수정 2020-12-22 18:28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대형병원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케어가 고가 의료 서비스 문턱을 낮춰 대형병원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들어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는 줄었지만 이들에게 딸린 피부양자는 증가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대형병원이 진료비 18% 차지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0년 상반기 건강보험 주요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시장점유율은 17.8%에 달했다. 서울대병원 강북삼성병원 같은 대형의료기관을 말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올 6월 말 기준 42개로, 전체 의료기관(9만6033개)의 0.04%에 불과하다.

대형병원 쏠림 현상은 한국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지만 문재인 케어 이후 한층 심화됐다. 상급종합병원 점유율은 2015년 15.7%, 2016년 16.9%, 2017년 16.2%였다. 하지만 문재인 케어가 본격 시행된 2018년 18.1%로 높아졌다. 작년엔 17.5%로 ‘숨고르기’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 상반기에 다시 상승했다.

매출 순위 1~5위 상급종합병원, 소위 ‘빅5’의 시장점유율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2017년 7.8%, 2018년 8.5%, 작년 8.1%, 올 상반기 8.3%였다.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의 점유율은 2017년 28.3%에서 올 상반기 27.5%로 떨어졌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대형병원에서 많이 하는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검사 등 건보 적용 확대로 의료기관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급종합병원의 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 특수장비 진료비는 올 상반기 585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의 전체 진료비 상승률(4.1%)보다 2%포인트 이상 높다.

뇌 MRI 검사의 경우 2018년 10월 건보 적용 이후 관련 건보 재정 지출이 당초 예상보다 1.7배 늘어나자 올 3월 건보 지원 비율을 낮추기도 했다.

올해는 코로나19란 특수성도 더해졌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의료계 불황이 규모가 작은 동네병원에 집중된 영향으로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의원급 진료비 실적은 11조636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88억원(2.0%) 감소했다. 상급종합병원과 ‘빅5’는 각각 4.1%, 6.5%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외국인 피부양자 늘어
외국인의 건강보험 이용과 관련해선 가입자는 감소했는데 피부양자는 증가한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6월 말 외국인 건보 직장가입자는 49만5362명으로, 작년 말(51만3768명) 대비 1만8406명(3.7%)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국으로 돌아간 외국인 근로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직장가입자에 기대 건보료를 안 내는 외국인 피부양자는 20만1094명으로, 도리어 작년 말보다 539명(0.3%) 늘었다. 외국인 직장가입자가 줄었는데도 이들의 피부양자가 늘어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국내에 남아 있는 외국인 가입자가 해외에 있는 가족들을 데려와 피부양자로 등록하는 사례가 증가한 결과란 설명이다. 한 외국인 가입자가 피부양자 9명을 등록시킨 사례도 있었다. 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는 사람은 외국인과 한국인의 차이가 없다. 배우자와 부모·자녀·조부모·장인·장모 등 직계비존속이면 가능하다. 신현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에게 한국인과 똑같이 혜택을 주는 건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외국인은 피부양자를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로 제한하는 방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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