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 제프리 삭스 교수 "기본소득 지지하지 않는다"

입력 2020-12-15 14:15   수정 2020-12-15 14:21

제프리 삭스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가 15일 보편적 기본소득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삭스 교수는 "장애가 있거나 빈곤층일 경우에는 소득을 지원해줘야겠지만 전반적으로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것은 재정적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삭스 교수는 이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Inclusive Korea 2020 국제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한 후 질의응답에서 기본소득에 관한 소신을 밝혔다.

삭스 교수는 보편적 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유종일 KDI국제정책대학원장의 질문에 "보편적 기본소득은 모두가 매달 일정 금액을 받는 제도가 될텐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이것 말고도 재정이 투입돼야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일을 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보수를 받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개인적으로는 설득이 안된다"고 했다.

이코노미스트지의 '가장 영향력있는 살아있는 경제학자 3인'에도 선정된 삭스 교수는 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힌다. 유엔 브로드밴드위원회 위원과 유엔 사무총장 지속가능발전목표(SDG) 특별 고문 등도 맡고 있는 그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의 변화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방안 등에 대해 발표했다.

삭스 교수는 "유동성 공급이 많아지면서 주식 시장이 급등하고 주택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기업에도 버블이 약간은 끼어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10년을 고려한 예산 편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한국은 전반적인 세수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증세 논의에 힘을 실어준 발언으로 파악된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 뉴딜에 대해선 방향성은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전체 에너지 믹스를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삭스 교수는 "미국 정부는 에너지 전환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별로 어떤 비중으로 나아갈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마련돼야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 등 아시아 국가의 대응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삭스 교수는 "신종 감염병 대응이라는 복잡한 문제 상황 속에서 새로운 형태의 민관협력 거버넌스 모델을 선보이며 팬데믹 위기 대응에 있어 가장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는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최하고, KDI국제정책대학원이 주관했다. 삭스 교수 외에도 각국의 전염병 및 경제학 전문가들이 강연했다. 가브리엘 렁 홍콩대 감염병역학통제협력센터 교수는 "2차 감염자 중 44%는 무증상환자에게 감염됐다"며 "유증상자를 추적해 격리하는 방식으로는 확산 막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볼드윈 스위스 제네바 국제경제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인간은 AI가 재현하지 못하는 영역의 기술을 지원하고 AI는 인간의 업무 영역을 조금씩 대체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볼드윈 교수는 "일자리가 급속히 변화하는 것을 고려해 일자리가 아닌 근로자를 보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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