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인단 배신은 없었다…바이든 당선 '쐐기'

입력 2020-12-15 17:25   수정 2021-03-15 00:03


차기 미국 대통령을 뽑는 공식 선거인단 투표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이 승리했다. 미 대선은 각 주별 선거 결과에 따라 선거인단이 간접선거로 차기 대통령을 뽑는데, 여기서 바이든이 승리하면서 대선 승리를 공식화한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알려진 뒤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제는 페이지를 넘길 시간”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복을 촉구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알려진 뒤에도 승복하지 않은 채 침묵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50개 주와 워싱턴DC의 선거인단 538명이 각 주 등에 모여 차기 대통령을 뽑는 투표를 했다. 그 결과 바이든 당선인은 306표를 얻어 당선에 필요한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2명의 선거인단을 얻었다. 이는 지난달 3일 치러진 대선과 이후 각 주의 인증 결과와 같은 수치다. 선거인단 중 자신이 찍어야 할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찍은 ‘배신 투표’는 없었다. 4년 전 대선 때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10명이 주별 선거 결과와 다른 투표를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선거인단 투표가 끝난 뒤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을 통해 “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울 때조차도 국민의 의지를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이라며 투표 결과 수용을 정중히 제안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제기한 불복 소송에 대해선 선거에 진 후보에게 대통령직을 넘기려는 것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에서 다시 한번 법치주의와 헌법, 국민의 의지가 승리했다”며 “미국인의 영혼을 위한 이 전투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강조했다. 또 “나는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까지도 선거인단 투표와 바이든 당선인의 연설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달 말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하면 백악관을 떠나겠다는 식으로 언급했지만 최근엔 부정 선거 주장을 이어가며 불복 입장을 고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 앤드 프렌즈’에 출연해 “개표 결과에 논란이 있는 주에서 대체 선거인단이 투표할 것이며 우리는 그 결과를 의회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주별로 공인된 선거인단이 아닌 공화당이 주도하는 ‘친트럼프 선거인단’ 명부를 작성해 내년 1월 6일에 있을 상·하원 합동회의에 보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미 대선은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각 주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공식 인증하고, 이를 토대로 차기 대통령과 부통령을 최종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주장하겠다는 게 트럼프 측의 구상으로 분석된다. 실제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조지아·네바다주 공화당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한 자체 선거인단 명부를 작성하거나 이에 관해 논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이들 5개 주는 애리조나주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 측이 패배에 불복해 소송전을 벌인 곳이다.

NYT는 이에 대해 “법적으로 (이길) 길이 없는 연극 같은 노력”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로이터통신은 “선거 패배를 뒤집으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몸부림이 거의 끝났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으로 꼽혔던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23일 물러나겠다는 사직서를 제출했다.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하는 대선 사기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최근 밝힌 데 이어 바이든 당선인 아들 헌터가 세금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사실을 대선 전에 공개하지 않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상태였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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