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는 본격 접종 시작…거세지는 백신 미확보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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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15 10:02   수정 2020-12-15 10:04

해외는 본격 접종 시작…거세지는 백신 미확보 '책임론'


영국, 캐나다, 미국 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본격 시작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백신 확보가 늦어지면서 보수 야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4일 비대위 회의에서 "내년 3월이면 백신 (접종이)가능한 거처럼 말하는 분도 계시는데 실질적으로 (백신이)확보 안 된 상황에서 믿을 수 있는지 의심을 안 가질 수 없다"며 백신 개발 진행 상황과 백신 확보 상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미국·영국 등은 이미 접종이 시작됐는데, 우리는 왜 백신 구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지 국민적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요구한다"며 "국가의 정책이란 신뢰를 바탕으로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일주일을 예견 못 하는 발언을 한다. 대통령과 정부는 K 방역 실패에 진심으로 사죄하라"고 했다.

앞서 문 대통령이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해당 발언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비대위 회의장 배경판(백드롭)을 '백신이 먼저다'로 교체하고, 앞으로 백신 확보의 여러 문제점과 의혹의 진상을 밝히는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전날 회의에서 "1200억원의 (K방역) 홍보비를 쓰면서 방역에도 대실패, 백신 확보에도 대실패한 재앙을 불러일으켰다"면서 "확실히 계약된 건 1000만명분. 그마저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제품이다. 내년 후반기에나 FDA 승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백신확보엔 소홀히 하고 검찰총장 몰아내고 공수처 출범에만 혈안 된 상황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은 뒷전이고 권력 수호에만 혈안 된 정부여당 태도를 국민들이 엄히 심판할 것"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화자찬에 몰두하다가 최악의 경기 침체와 매일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진퇴양난·사면초가의 상황에 대해 대통령께서는 송구하다는 말 이상의 책임 있는 자세와 대책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9일 불과 사흘 뒤도 내다보지 못하고 '드디어 백신과 치료제로 코로나의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라고 운운하던 대통령께서는 지금 지옥문이 열리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실 것이냐"며 "백신 4400만 명분은 확실히 받을 수 있는 것이냐. 언제, 어디로부터 어떻게 들어오고 언제부터 맞을 수 있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병태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외국 뉴스를 보면 백신이 미국과 영국에 배포되는 것을 보면서 모두 'The beginning of the end' (팬데믹 종료의 시작)라며 환호하고 있다. 이제 진짜 터널의 끝"이라며 "우리 정부가 확보했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차 임상 실험도 끝나지 않았고 사용 승인이 언제 들어갈지도 모르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병태 교수는 백신 조기 접종을 언급한 정부를 향해서는 "확보된 백신도 없는데 조기 접종이라니? 하나도 재미없는 사기적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백신 문제를 직시하라"면서 "영국,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호주, 일본 등 우리가 알 만한 나라들은 이미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을 확보해서 접종에 들어간다. K방역이 세계 표준이라고 으스대던 우리 정부만 무능·태만과 직무유기로 백신을 못 구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백신은 속도보다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 개발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있는 만큼 코로나19의 국내 유행 상황과 외국 접종 동향, 부작용 여부, 국민 수요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결정하겠다"며 "정부가 백신을 대하는 기본 태도는 물량은 사전에 충분히 확보하되,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될 때까지 조금 여유 있게 천천히 대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국흑서' 집필에 참여한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는 3상을 통과하지 못했고 백신의 방식도 효율이 떨어지며, 부작용이 더 심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민 교수는 "정말 웃기는 건 훨씬 안전한 화이자·모더나를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던 보건당국이 갑자기 아스트라제네카의 부작용이 크지 않다고 떠드는 것"이라면서 "자기들이 구한 게 그게 전부이니, 민망하더라도 그걸 칭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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