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SMIC, TSMC 출신 부회장 영입…꺾이지 않는 '반도체 굴기'

입력 2020-12-16 11:18   수정 2020-12-16 15:26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 SMIC(중신궈지)가 장상이 전 대만 TSMC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장 부회장은 TSMC가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발돋움하는 데 크게 기여한 기술자다.

16일 차이신에 따르면 SMIC는 전날 장상이가 부회장 겸 집행이사를 맡아 업무를 시작했다고 공시했다. 그는 저우즈쉐 회장에 이어 2인자로서 개발 전략을 총괄하게 된다. SMIC는 이와 함께 집행이사 중 한 명이었던 량멍숭이 퇴진한다고 밝혔다. 량멍숭 역시 TSMC 출신이다. 이 회사는 홍콩거래소와 상하이거래소 커촹반에 동시 상장돼 있다.

장 부회장은 2016년부터 3년 간 SMIC에서 독립이사(경영진 견제와 주주 보호 역할을 하는 이사)를 맡은 적이 있어 이번이 두 번째 근무다. 74세인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1997년부터 2015년까지 TSMC에서 일했다.

장 부회장은 TSMC에서 16㎚(나노미터) 공정 등 10여개 핵심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TSMC를 세계 최대 파운드리로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대만 정부 산하 공학연구원(한국의 공학한림원에 해당) 정회원으로도 등록됐다. SMIC로 옮긴 후에는 14㎚ 공정 개발에 기여했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우한훙신반도체(HSMC) 사장으로 선임됐다. HSMC 창업자는 7㎚ 공정을 개발한다며 2조원대 정부 자금을 유치한 뒤 종적을 감췄다. '얼굴마담'으로 스카웃된 것을 깨달은 장 부회장은 지난 6월 퇴사했다.

SMIC는 2021년 10㎚, 2023년 7㎚급 공정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미국의 제재로 인해 위기에 몰려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9월부터 미국 또는 미국의 기술을 쓰는 업체들이 SMIC와 거래하려면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이달에는 미국 국방부 블랙리스트에도 올라 미국 투자자들이 내년부터 SMIC 주식을 살 수도 없게 됐다. 글로벌 공급사슬과 자본시장에서 모두 배제된 셈이다.

삼성전자와 TSMC가 이미 5㎚급을 양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기술 격차는 크다. 그러나 반도체 선구자로 꼽히는 장 부회장의 합류는 SMIC의 차세대 기술 개발에 상당한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상하이와 베이징 등에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물적 투자도 계속 늘리고 있다.

한편 중국 최초로 메모리반도체를 독자 개발한 창신메모리는 156억5000만위안(약 2조6000억원)의 정부 투자를 확보했다고 이날 밝혔다. 중앙정부와 이 회사 본사가 있는 허페이성, 안후이시가 자금을 댄다.

창신메모리는 허페이성과 베이징의 기가디바이스반도체가 합작해 2016년 설립한 회사다. 3년 만인 지난해 9월 중국 최초로 D램을 독자 설계해 양산해 내는 성과를 냈다. 이 회사는 새로 확보한 투자금을 기술 개발과 시설 확충에 사용할 계획이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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