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재택근무…'메마르는' 팀워크·소속감

입력 2020-12-16 17:44   수정 2020-12-17 01:06

기업 사무실 모퉁이에 놓인 정수기 앞, 카페테리아와 휴게실은 직원 간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지는 곳이었다. 사람들은 정수기 앞에 옹기종기 모여 서서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나눴고, 이 과정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쏟아졌다. 평소 잘 협업하지 못했던 다른 부서 동료들과도 부담없는 토론이 벌어졌다. 소통을 기반으로 한 크고 작은 혁신은 차곡차곡 쌓여 기업 생산성을 높였다.

이 같은 오프라인 협업은 코로나19가 촉발시킨 재택근무가 장기화함에 따라 앞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영업팀과 제품 디자인팀이 서로 접촉할 일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재택근무는 세간의 예상보다 빨리 자리잡았지만 이에 따른 기업과 직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2021 세계경제 대전망》에서 기업이 재택근무로 인해 사라져 가는 협업정신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필립 코건 이코노미스트 칼럼니스트는 “재택근무가 장기화하면 직원들의 소통 범위가 소속 부서나 메신저 그룹에 속한 사람들 정도로 한정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기업의 건전성을 좌우하는 직원 간 소통 네트워크도 갈수록 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위기감을 느낀 일부 기업은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직원들에게 최소 1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 사무실로 출근하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부서 간 장벽을 허물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버전으로 기발한 방식의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근로 의욕을 수시로 확인하고 틀어진 인간관계를 수습하고 있다.

미국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깃허브는 전체 직원 2000명 중 70% 이상이 재택근무를 한다. 이 회사는 핫 데스킹(공유 좌석제)을 늘리고 협업을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하는 등 재택근무에 맞춰 사무 공간을 재구성했다. 에리카 브레시아 깃허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코로나19 이후 일하는 방법과 기업 문화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며 “직원 간 연대감을 높이기 위한 비공식 가상 모임을 구상하는 등 앞으로는 분산된 인력들을 조직적이고 생산적으로 연결하는 리더가 각광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기업 관리자는 직원들의 자질 중 팀워크 능력을 단연 중요하게 여길 것으로 보인다. 부서 안팎으로 활발하게 소통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급선무다. 이코노미스트는 기업이 직원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만 재택근무의 딜레마를 극복하고 기업 생산성까지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정은/선한결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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