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약 한 번에 6년 산다고? 계약갱신청구권 Q&A [집코노미TV]

입력 2020-12-18 07:00   수정 2020-12-18 08:59


*이 인터뷰는 12월 10일 집코노미TV 유튜브채널에서 중계된 라이브 방송의 편집본입니다.


▶전형진 기자
집코노미 콘서트 넷째날입니다. 오늘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대해서 뜯어봅니다. 제 옆엔 신태호 법무법인 한틀 대표변호사님 나오셨습니다.

개정법에서 가장 모호한 게 이 부분입니다. 묵시적 갱신. 집주인과 세입자가 아무 말도 안 하고 '갱신할 거지?'라고 속마음으로만 생각하는 것이죠. 원래부터 묵시적 갱신이란 건 있었는데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서 더 헷갈려요. 이번에 계약은 갱신했는데 내가 갱신한 게 묵시적 갱신인지, 아니면 청구권을 사용한 것인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신태호 변호사
일단 묵시적 갱신의 해석이 필요한데 묵시적이란 말은 쉽게 말해서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입니다. 어떤 표현을 하지 않는 것이죠. 표현을 하는 순간 묵시적이지 않은 것이에요. 임대인 입장에서 보면 과거엔 묵시적 갱신이 허용돼도 2년만 연장하면 나중엔 계약관계를 끊을 수 있었는데, 묵시적 갱신 이후에 계약갱신청구권이 행사되면 2+2년이 되는 것입니다. 기존 임대차계약기간까지 포함하면 6년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 규정을 알고선 묵시적 갱신을 허용하는 임대인은 거의 없겠죠. 외국에 있거나, 아니면 법을 아예 모르거나.


▶전형진 기자
집주인 입장에선 아무 말도 안 하면 6년이 될 수 있으니까 세입자에게 한 번 물어봐야 하는 거죠?

▷신태호 변호사
그렇죠. 그렇다면 이미 묵시적이지 않으니까요. 계약갱신청구권을 쓰라는 말일 수도 있으니까.


▶전형진 기자
집주인이 '이번에 갱신할 거죠?'라고 물어봤을 때 '네'라고 대답하면 이게 청구권을 사용한 건가요?

▷신태호 변호사
그게 애매합니다. 좋은 질문 해주셨어요. 논란의 여지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명확한 스탠스를 취해야 해요. 그렇지 않고는 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립니다. 임차인의 입장에서 사례를 들어볼게요. 계약체결일이 2020년 12월 10인데, 마침 이날부터 계약이 체결되거나 갱신된 경우는 만료 6개월 전~2개월 전까지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거나 묵시적 갱신을 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계약체결일이 2020년 12월 10일이고 임대기간이 2022년 12월 9일까지라고 할 때 갱신권 행사는 2022년 10월 8일 24시 전까지 임대인에게 도달해야 합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볼게요. 2022년 10월 8일 23시59분이라고 해보죠. 임대인이 문자를 보냅니다. 그럼 답장할 시간이 없겠죠. 문자가 왔지만 확인을 못 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국토교통부의 해석을 보면 갱신청구권 행사나 거절은 문자나 내용증명 등으로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제가 추천하는 건 내용증명 방식입니다. 임차인 입장에선 불확실한 묵시적 갱신을 바라기보단 내용증명으로 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겠죠. 그 전에 임대인에게 전화 등으로 통보하겠지만요. 그래서 묵시적 갱신의 절차들이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어요.

▶전형진 기자
집주인의 입장에서 볼게요. 어쨌든 계약을 갱신하기로 해서 새로 계약서를 씁니다. 그때 아예 '청구권을 행사하는 계약갱신'이라고 한 줄을 넣는 게 좋을까요?

▷신태호 변호사
그렇죠. 그렇게 한다든지 법률적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내용증명을 통해서 하는 게 좋아요.


▶전형진 기자
갱신의 경우엔 그렇고, 사실 집주인들 입장에선 세입자를 내보내는 방안을 찾으시는 분들도 있어요. 대표적으로 알려진 게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의 실거주인데요. 그렇게 해서 쫓겨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어떤 방법으로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해요.

▷신태호 변호사
법이란 게 명확하고, 그걸 하지 못하도록 벌칙이나 손해배상 규정이 강해져야 감히 그런 생각을 못 하고 혼란을 부추기지 않습니다. 그걸 못 하게 하는 규정이 약하다면 '하지 뭐'라는 생각이 들겠죠.

▶전형진 기자
그렇다면 손해배상 규정이 결국엔 집주인에게 피해가 안 온다는 의미인가요?


▷신태호 변호사
일단 임차인이 나가면 임대인에겐 '땡큐'가 돼버립니다. 임대인의 패널티가 뭘까요. 임대차법의 손해배상액 측정 관련 조문을 보면 1호가 임차인의 보증금을 월차임으로 환산한 금액이고, 2호가 증액분입니다. 쉽게 얘기하면 지금 전세보증금 3억에 세입자가 살고 있습니다. 내보내고 새로운 임차인에게 5억을 받는다면 2억이 증액분이죠. 1호를 기준으로 보면 보증금이 3억이니까 3개월분 월차임으로 환산시 대략 190만원입니다.

▶전형진 기자
월차임으로 환산했다는 게 정부에서 정해놓은 전월세전환율로 계산한 거죠?


▷신태호 변호사
맞습니다. 이번에 전월세전환율을 낮췄습니다. 그게 역으로 이 조항에선 임대인을 보호하는 쪽으로 전환된 거죠. 1호를 기준으로 보면 190만원이고요. 2호를 기준으로 증액분의 2년치 월차임으로 환산하면 약 1000만원입니다. 1호와 2호 중에 큰 금액이 손해배상액이라고 법이 규정하고 있으니 1000만원이 되겠죠.

▶전형진 기자
이 소송의 손해배상 청구액이 1000만원이 되는 거죠.

▷신태호 변호사
그렇죠. 소송을 하려면 소송 비용이 듭니다. 나홀로 소송을 하려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입증을 해야 합니다. 법이 시행령이 바뀌어서 정보공개는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달 거기 찾아갈 수도 없고, 중간에 언제 바뀔지도 모르고요. 결국엔 그렇게 해서 집주인이 새로운 임차인을 들였다는 걸 파악하더라도 집주인에게 부과되는 패널티가 너무 약하기 때문에 악용하려고 하는 동력을 막기엔 손해배상 규정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고 보입니다.


▶전형진 기자
임대인 입장에선 '그냥 그 돈 주고 말지 뭐'라고 볼 수 있는 거죠. 어차피 다른 임차인에게 올려받는 보증금이 더 많으니까요.

▷신태호 변호사
그렇죠. 모든 대출이 잠겨 있기 때문에 증액해서 보증금을 더 받는 게 돈의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악용을 막기엔 역부족으로 보여요.

▶전형진 기자
여기에 전월세전환율을 종전 4%에서 2.5%로 끌어내리면서 오히려 집주인들에게 유리해지는 상황이 됐네요. 그리고 또 이런 상황이 있어요. 이것도 쟁점이 된 적이 있는데. 집주인이 집을 팔기로 했습니다. 매수인을 구했어요. 그런데 세입자가 기존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청구했고, 매수인은 이 집을 사서 들어오려고 했으나 국토교통부의 해석은 매수인이 실거주할 수 없다고 했어요. 계약갱신청구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죠. 법해석이 타당한가요?

▷신태호 변호사
임대차법 3조4항을 보면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권리업무도 승계하게 돼 있어요. 계약갱신청구권을 임차인이 행사한 상황에서 매수인이 매수하게 되면 그 권리업무를 승계하는 형태가 된 것입니다.

▶전형진 기자
전 집주인은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집을 사버렸으니 거절할 수 없는 상황조차 가져오는 것이다?

▷신태호 변호사
국토부가 그렇게 해석한 것 같습니다. 만약 소유권이전등기가 계약갱신청구보다 먼저 돼버리면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매수인의 거절 사유, 실거주사유가 있다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건 국토부의 해석이지 법에 정확하게 나와 있진 않습니다. 조금 다르게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판례도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전형진 기자
결국 이 법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판례들이 안 쌓였지만, 앞으로 대법원 판례까지 나온다면 방향성이 좀 잡히겠네요.

▷신태호 변호사
그렇습니다.

▶전형진 기자
그리고 이런 것도 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집주인과 세입자가 최초 임대차계약을 맺을 때 계약갱신청구를 하지 않기로 특약을 걸 수도 있지 않을까.

▷신태호 변호사
명백하게 안 됩니다. '이 법에 위반된 약정은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고 법이 규정하고 있어요. 이걸 편면적 강행규정이라고 해요. 한쪽에게 유리한 규정을 적용하라는 것이죠. 이게 임대차보호법의 핵심입니다.

▶전형진 기자
집주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 중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임차인이 2기의 차임을 연체한 경우. 그런데 연속으로 두 번을 연체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따로따로 2기분을 연체해도 되는 건지요.

▷신태호 변호사
따로따로 해도 가능합니다. 왜냐면 임차인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니까요. 임대차계약은 원칙적으로 자유계약이라서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2기라는 것도 계약에 포함된 거예요. 2기라는 게 중요한 것이지 연속이란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2기가 따로 연체가 돼도 해지 사유가 됩니다.

▶전형진 기자
월세가 아니라 전세라면 어떨까요. 혹시 관리비를 두 번 미납하는 것도 몰고갈 수 있을까요?

▷신태호 변호사
이 규정상은 2기로 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마 다른 부분, '임차인의 의무를 현저하게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을까 합니다. 관리비가 지나치게 밀리던가요. 그런데 이런 부분도 다툼의 여지가 생기면 입증의 문제가 되긴 합니다. 일단 해석상으론 해당한다면 말씀드렸던 법 제6조의3 제1항9호의 '임차인의 의무를 현저하게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로 판단할 여지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전형진 기자
말씀하신 조문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임차인이 주택을 파손한 경우도 계약갱신 거절이 가능하다고요. 이 파손의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그냥 못 박는 것도 파손일 수 있잖아요.



▷신태호 변호사
이 법이 규정되기 전에도 판례 해석은 누적돼 있는 상황입니다. 수선의무란 게 있어요. 일상적인 수선의무는 임차인에게 있습니다. 그런데 예를 들어 시설배관을 새로 한다든지 벽에 금이 간다든지, 이런 중대한 건 임차인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그것에 비춰보면 못을 박거나 이런 건 해당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전형진 기자
방송 중에 '와따시왕'님이 실시간 댓글로 이런 질문 올리셨습니다. '집주인이 해외에 있습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주장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카카오톡 내용으로 충분할까요?'

▷신태호 변호사
원래 충분합니다.


▶전형진 기자
그런데 카카오톡에서 1이 안 없어진다면요? 집주인이 안 읽은 거죠. 미리보기로 보기만 하고 확인은 일부러 안 누른 거예요.

▷신태호 변호사
놀라운 지적입니다ㅎㅎ 몰랐는데. 그래서 종이 한 장 써서 우체국에 가서 보내는 게 가장 확실합니다. 그걸 위해서 공적 문서가 있어요. 그래서 아까 그랬잖아요. 갱신청구도 불안한데 묵시적 갱신을 기다린다? 확실한 게 좋습니다. 왜냐면 계약갱신청구권이 간주규정이 아니라 서로의 정확하게 남기는 것이잖아요. 정확하게 하면 분쟁이 없습니다. 분쟁은 모호하고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분쟁이 생깁니다.

▶전형진 기자
'와따시왕'님이 다시 물어보셨어요. '변호사님, 해외 집주소를 모릅니다. 알려주지 않더라고요. ㅜㅜ 그럼 어떻게 부치나요? ㅠㅠ'

▷신태호 변호사
해외요?


▶전형진 기자
아까 그분의 임대인이 해외에 있는 상황이었어요. 나는 세입자인데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을 청구하는데 카톡을 보내려고 하니 안읽씹을 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신태호 변호사
비속어지만 현타를 맞은 느낌이네요. 아주 예외적인 규정으로, 다른 수단이 없다면 카카오톡을 보내서 그걸 캡처해서 남긴하면 만약 소송으로 간다 해도 법원에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법은 근본 취지가 서민주거의 안정이고, '나는 안 한 게 아니고 방법이 없었습니다'라는 게 입증이 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저도 고민해보겠습니다. 어떤 송달의 방법이 있는지.ㅎㅎ


▶전형진 기자
갑자기 든 생각인데요. 보통 임대인이 해외에 있을 땐 대리인을 통해서 계약이 맺어지잖아요. 그 대리인은 집주인과 연락이 될 거란 말이죠.

▷신태호 변호사
역시 예리하십니다.

▶전형진 기자
이 대리인에게 계약갱신청구를 하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네요.

▷신태호 변호사
그렇죠. 저도 소송을 하다 보면 해외에 계신 분들은 아예 위임해둔 경우가 많아요. 처음 계약했던 공인중개사분들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분에게 문의해서 찾을 수 있는 데까지 찾아보고, 안 되면 캡처는 뭐든 수단을 동원해야죠.


▶전형진 기자
오늘 방송을 응용하자면.. 정말 집주인이 너무 연락이 안 되면 그냥 기다려서 묵시적 갱신으로 만드는 거죠. 그 다음에 한 번 더 연장하고..

▷신태호 변호사
헉ㅎㅎ정말 훌륭하십니다. 제가 아까 묵시적 갱신 기다리지 말라고 했지만.. 해외에 있거나, 산 속에 있거나, 이 법을 모르거나 할 때는 된다고 했죠.


▶전형진 기자
(집주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신태호 변호사
묵시적 갱신이 살아 있었네요. 이런 경우를 위해서.

▶전형진 기자
'와따시왕'님이 감사하다고 하네요. '저도 현타 오는 요즘입니다'라고. 이분의 사례를 통해서 여러 가지를 짚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계약갱신청구와 묵시적 갱신에 대해서 짚어봤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나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이 인터뷰는 12월 10일 집코노미TV 유튜브채널에서 중계된 라이브 방송의 편집본입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촬영 김윤화·조민경 PD 편집 김소희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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