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秋, 임무 완수에 감사"…윤석열 "秋 사퇴해도 소송 진행할 것"

입력 2020-12-16 22:02   수정 2020-12-24 19:48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안을 제청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격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1년여를 끌어온 ‘추·윤 갈등’이 마무리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가 윤 총장 징계의 신속한 재가와 동시에 추 장관 거취 문제 해소를 통해 출구전략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秋·尹 갈등’ 출구전략 나선 靑
추 장관은 애초 전자결재로 보고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청와대를 직접 찾아 대면보고를 했다.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한 행보로 풀이됐으나 이날 1시간의 보고 자리에서 ‘한 템포’ 빠른 사퇴 의사를 밝히며 문 대통령에게 출구를 마련해주는 모양새를 취했다. 여권에선 그동안 윤 총장 징계 결정 이후 추 장관도 물러나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거론돼 왔지만 징계 제청 자리에서 사의를 밝힐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

문 대통령이 “숙고하겠다”고 했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검경수사권 조정의 1등공신으로 추 장관을 치하하며 “특별히 감사하다”는 뜻을 밝힌 점을 고려할 때 사실상 사임 수용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 장관 본인이 그동안 중요한 개혁 입법을 완수했고, 아마 소임을 다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사료된다”며 “먼저 자진해서 사의 표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공수처법을 공포하면서 “권력기관에 대한 제도적 개혁이 완성됐다”고 언급한 것도 추 장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 대한 정직 징계를 재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본인의 거취를 먼저 결정해 부담을 덜어주는 게 향후 정치적 활로 도모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청와대는 이번 검찰총장 징계가 검사징계법에 따른 것으로 대통령의 재량권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사징계법에 따라 대통령은 장관의 제청을 거부하거나 가감할 수 없고 집행만 할 수 있다”며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징계위 결정을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초 개각 폭 커질 듯
추 장관이 사의를 밝힘에 따라 내년 1월 초로 예상되는 차기 개각은 법무부 장관, 재·보궐선거 출마자, 장수 장관 등에 대한 교체 수요와 맞물려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차기 법무부 장관에는 여당 내 중진의원과 친여 성향의 검찰 출신 전직 고위 인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공수처를 설립하기 위해서도 당장 교체보다는 차기 개각 때 동시 교체가 불가피하다. 법무부 장관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이다. 다만 윤 총장과의 갈등으로 국민적 여론이 안 좋은 상황에서 추 장관만 자리를 지키는 것에 부담을 느껴 사의 표명을 일찍 발표했다는 분석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윤 총장 징계에 대한 검찰 내부 반발, 국민적 여론 악화 등에 대한 물타기”라고 평가했다.
尹, “징계 취소 소송할 것”
정치권 일각에서 ‘추·윤 동반 퇴진설’이 거론되지만 검찰 안팎에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윤 총장 측 이완규 변호사는 추 장관의 사의 표명이 알려진 직후 “추 장관의 사의 표명과 관계없이 소송 절차는 진행된다”고 밝혔다. 윤 총장 측은 조만간 본안 소송 격인 징계처분 취소 소송과 가처분에 해당하는 집행정지 신청을 함께 제기할 계획이다.

집행정지 사건의 핵심은 법원이 정직 2개월이라는 징계의 성격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직 2개월의 징계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로 인정된다면 법원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해임과 달리 정직은 상대적으로 법원이 제동을 건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 장관이 내린 직무 배제 조치와 달리 징계위 처분은 대통령이 집행한다는 점 등에서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여지도 적지 않다.

강영연/이인혁/남정민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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