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 잘하는 이승기로"…17년차 가수의 이유 있는 욕심 [종합]

입력 2020-12-17 16:11   수정 2020-12-17 17:29


이승기가 5년 만에 가수로 돌아왔다. 오랜 시간이 걸렸던 만큼, 그 어느 때보다도 진중하게 음악을 대했다는 그였다. 준비 과정에서 데뷔 때가 생각났다며 수차례 초심을 강조한 이승기에게서 음악에 대한 진정성이 느껴졌다.

이승기는 17일 오후 정규 7집 '더 프로젝트(THE PROJECT)'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진행은 배우 신성록이 맡았다.

그간 드라마 및 예능프로그램으로 배우 혹은 예능인으로 활약해온 이승기는 이번 컴백으로 무려 5년만에 가수로 인사를 건넸다. 이승기는 "오랜만에 가수로 복귀했는데도 뜨겁게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밝게 웃었다.

지난 10일 공개된 '더 프로젝트'는 타이틀곡 '잘할게'를 비롯해 '뻔한 남자', '너의 눈 너의 손 너의 입술', '소년, 길을 걷다'까지 4곡의 신곡과 다시 들려주고 싶은 숨은 명곡 5곡을 리마스터링해 총 9곡으로 채워졌다. 앨범에는 윤종신, 용감한 형제, 넬, 에피톤 프로젝트 등 유명 프로듀서들이 대거 참여해 곡 하나하나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승기는 "5년 만에 내는 앨범이다 보니 많은 고민과 걱정을 극복하면서 준비했다. 신곡 4곡이 수록됐는데 각각 곡을 주신 분들이 한 앨범을 충분히 프로듀싱해도 될 만큼 훌륭하신 분들이다. 또 내가 예전에 작업했던 수많은 유명 프로듀서분들이 주신 곡 중에 주옥같은 곡들도 수록했다. 타이틀에 붙여서 꼭 불러보고 싶었는데 못한 아쉬움이 있던 곡들까지 추려서 정규 7집이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명이 아닌, 여러 프로듀서들과 작업한 이유에 대해서는 "욕심이 많았다"고 했다. 이승기는 "한 분의 프로듀서와 한 색깔을 보여줄 수도 있었지만 그건 이후에 조금 더 할 수 있을 여력이 됐을 때 하고, 오랜만에 나오는 거다 보니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정통 발라드도 하고 싶고, 밴드 느낌의 노래도 하고 싶고, 고음도 질러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곡을 받고 싶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 중 타이틀곡은 가장 대중적으로 가수 이승기를 기억해낼 수 있는 노래로 선정했다고. 그는 "전혀 이승기를 모르는 분들도 있고, 가수 이승기를 잊고 지내신 분들도 계실 거다. 오랜만에 나오는 거라 이승기가 나왔다는 정보 전달과 함께 음악의 접근성을 고려했다. 내 노래를 좋아해주고 입에 맴돌았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용감한 형제가 작업한 '잘할게'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할게'는 가장 대중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들었을 때 귀에 꽂히는 곡이다. 단언컨대 이승기 노래 중에 가장 힘든 곡"이라고 덧붙였다.


신곡 중에서는 넬 김종완과 함께 작업한 '소년, 길을 걷다'에 대한 애정이 크다고 했다. "앨범의 첫 시작이자 내 생각과 이야기를 많이 녹이려고 한 곡"이라고 말한 이승기는 "2년 전 쯤 김종완 씨를 처음 만났고, 어떤 이야기를 가사에 녹이고 싶은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시간들이 많이 투자된 곡이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무게에 대한 힘듦과 걱정이 담겨 있다. 사실 모든 고민의 크기가 다를 뿐, 청춘들이라면 다들 공유하고 있는 고민이라 생각했다. 공감과 위안을 전해드리고자 이 곡을 만들었다. 종완이 형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고, 가사를 쓰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했다.

데뷔 17년차 이승기의 입에서 자주 나온 말은 '초심' 그리고 '기초'였다. '잘할게'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도 설렜다는 그는 "1집 '내 여자라니까' 뮤직비디오를 찍는 기분이었다. 오랜만에 찍으니 정말 가수가 된 기분이었다"면서 "뮤직비디오 감독이 군대에 같이 있었던 동생이다. 워낙 그때부터 영상 작업을 잘했는데 감독을 하고 있어서 협업하게 됐다. 재밌게 작업했다"고 전했다.

배우와 예능인으로 활동하면서도 늘 가수로서의 자신을 놓지 않았던 이승기였다. 그는 "의외로 드라마를 찍으면 차 안에서 대기 시간이 많다. 노래를 듣다가 갑자기 계속 부르고 싶을 때가 있다. 공허하게 부르기보다는 '내가 어떻게 하면 노래를 더 잘 할 수 있지'라고 생각하며 차 안의 콘서트처럼 부른다. 내가 이 노래 부를 수 있는지 계속 시험했다.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구석에 가서라도 해보고 '되는구나'라며 안심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노래를 너무 하고 싶었다"는 이승기는 "그런데 군대를 갔다와서 컨디션도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지 않고, 그러다보니 준비 기간이 더 늘어났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중, 가수 이승기를 염원하는 팬들의 마음이 결정적으로 그를 움직이게 했다. 지난 7월 SBS '집사부일체'에서 부른 '금지된 사랑'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것. 이승기는 "결정적으로 (가수 복귀) 점화를 시켜준 건 '금지된 사랑'을 부르면서였다. 아직 내 목소리를 사랑해주고, 가수 이승기를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정규 7집을 준비하는 동안 수없이 초심을 되새겼다고. 진행을 맡은 신성록은 입이 건조하면 안 돼서 잘 때 입을 테이프를 붙이고 자기도 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이승기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발성 연습도 많이 하고, 기초에 베이스를 두고 탄탄하게 녹음한 게 뿌듯하다. 가끔 급하게 녹음하는 경우 내 곡이라도 체화가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번에는 언제 어디서 불러도 컨트롤 잘 할 수 있는 앨범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앨범에 강한 만족도를 표한 이승기가 가장 기대한 반응은 "노래 잘한다"라고. "'이승기 라이브 진짜 잘한다'는 말이 듣고 싶다"고 말문을 연 그는 "라이브 방송을 하기 전에 진짜 예민했다. 온갖 것들을 스스로 컨트롤 했다. 그날은 커피도 안 먹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승기 노래를 잘하는 가수다'라는 말을 듣고 싶었는데 다행히 내가 보이는 반응 선에서는 다들 그렇게 느껴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이번 앨범을 통해 새롭게 얻고 싶은 별명은 '김나박이'에 새로운 '이'로 이름을 올리는 것이라고. 이승기는 "욕심이지만 '이승기 보컬리스트구나. 보컬이 좋다'는 말을 듣고 싶다. 노래 진짜 잘하시는 '김나박이'에 이 하나 추가해주시면 좋겠다. 열심히 해서 '김나박이이'로 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이승기는 "30대가 되고 연차가 16, 17년 정도 되다보니 가장 우선인 건 내가 만족하는 앨범을 만드는 일인 것 같다. 남한테 보여졌을 때 창피하지 않은 완성도를 내고 싶었다. 그래서 더 진지하고 섬세하고 하고 싶다는 욕심이 많았다. '가수 이승기가 나왔다'라는 성의 표시가 아니라 '가수로서만 봐도 얘는 잘한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면서 "가수로서의 끈을 놓지 않고, 앞으로도 감동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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