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진·화가 꿈…장병 소원 이뤄준 국민은행

입력 2020-12-17 18:02   수정 2020-12-18 09:12

김청수 6군단 주무관(53)은 최근 꿈에 그리던 가족사진을 찍었다. 김 주무관의 부인과 아들 그리고 얼마 전 하늘나라로 간 딸이 액자 속에서 함께했다. 김 주무관의 딸은 열한 살이던 2003년부터 난치성 뇌 질환을 앓다가 몇 달 전 세상을 떠났다. 국민은행은 ‘2020 장병 소원 성취 프로젝트’에 응모한 그의 사연을 듣고 의상 대여비와 액자 제작 비용, 촬영비를 지원해줬다.

김 주무관은 “17년 넘게 딸을 한결같이 지켜준 아내에게 해준 것이 없어 추억이라도 남겨주고 싶었다”며 “중증 장애 때문에 함께 사진을 남기지 못해 한이었는데, 아이도 하늘에서 함께 기뻐해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방부와 국민은행이 공동으로 주최한 ‘장병 소원 성취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도 60명의 국군 장병이 소원을 이뤘다. 몸이 아픈 가족을 위한 사연부터 군부대에서도 꿈을 위해 계속 뛰고 싶다는 희망 섞인 내용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접수됐다.

‘장병 소원 성취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국군 장병이 이루고 싶은 소원을 사연과 함께 응모하면 이뤄주는 프로그램이다. 국민은행은 선정된 사연의 주인공에게 각각 100만~200만원 상당을 지원해준다. 2010년부터 10년째 진행돼온 이 프로젝트에는 지금까지 약 7만 명의 장병이 응모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행사를 여는 대신 ‘소원 실현권’ 및 기념품을 각 부대로 개별 전달했다. 올해도 가슴을 울리는 사연이 많았다. 수도기계화보병사단 군악대의 박근태 일병(30)은 아버지에게 백내장 수술을 해드리고 싶다는 소원을 이뤘다. 박 일병은 “지난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홀로 배달을 하시는 아버지가 눈이 불편해 늘 마음이 쓰였다”며 “군인 신분이라 옆에서 도와드릴 수가 없었는데 은행에서 수술을 도와줘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주변 이웃을 위해 기부·봉사를 하고 싶다는 군인들의 따뜻한 소망도 현실이 됐다. 6·25 참전용사들에게 감사 꽃바구니를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준비 중인 송아람 육군 중사는 고가의 ‘꽃 냉장고’를 지원받았다. 폐암 말기 투병 중인 모친의 당부를 듣고 100회 이상 헌혈을 해왔다는 최영신 공군 원사는 국민은행의 지원금에 본인 기부금을 합쳐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다. 국군 자녀들을 위해 분장 봉사를 해온 박도현 육군 대위는 분장용 의상 구입 비용을 지원받았다. 박 대위는 ”이번 연말에도 격오지 군 간부 자녀들을 만나 선물을 선달해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군부대에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은 장병들에게도 선물이 주어졌다. 화가가 꿈인 공군 김태훈 병장은 “부대 막사 내 이발소에서 그림을 그리며 꿈을 키우고 있었는데, 값비싼 미술 도구를 지원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어려운 가운데서도 남을 더 생각하는 국군 장병들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며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군인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매년 지원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소람/오현아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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