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금리 봤을 때 적절하다"는 파월...제로금리 3년 더 유지 시사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입력 2020-12-17 08:08   수정 2020-12-18 05:01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0.15% 하락한 채 마감했지만, S&P 500 지수는 0.18% 상승했고 나스닥은 0.5% 올랐습니다.

재정 부양책 타결이 임박했지만 미 중앙은행(Fed)은 통화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증시는 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가 나온 뒤 소폭 하락했으나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 도중에 하락폭을 회복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으로 2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아침부터 부양책 타결이 가까워졌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양당 지도부는 전날 심야 회담을 거쳐 약 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여기엔 1인당 600달러의 수표 지급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당이 맞서던 주지방정부 지원 방안과 코로나 관련 소송에서 기업에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조항은 제외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부양책은 세부 논의를 거쳐 72시간 내, 즉 금요일까지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증시는 조용하게 반응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합의 기대가 커지면서 전날 주가가 급등하는 등 상당 부분을 미리 반영한데다, 규모가 1조 달러 미만으로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JP모간은 그동안 소형주가 지나치게 올랐다고 경고했고, 이는 다우 지수의 상승을 제약했습니다. 에너지 산업주 등도 하락했습니다. 반면 기술주는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오후 2시에 나온 FOMC 발표는 예상대로 별다른 자산매입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서 기대하던 매입 채권의 만기 확대가 제외된 탓에 잠시 10년물 국채 금리가 연 0.91% 수준에서 연 0.95%까지 뛰었습니다. 주가도 잠시 멈칫했습니다. 다만 오후 2시30분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금리와 증시는 다시 원래 상태로 회복됐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정책 변화는 없었지만, 파월 의장이 말로 잘 때운 회의였다"고 촌평했습니다.



Fed가 준 메시지를 정리하면
① 내년 경제 회복되겠지만 정상화에는 3년쯤 걸릴 것이다

Fed는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7% 줄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이는 지난 9월 -3.7%보다 개선된 것입니다. 또 내년과 2022년 성장률 기대치도 4.0%→4.2%, 3.0%→3.2%로 각각 상향했습니다. 2023년 예상치는 2.5%→2.4%로 약간 낮췄습니다.
실업률 전망치는 올해 7.6%에서 6.7%로 낮췄고, 2021년과 2022년, 2023년도 각각 5.5%→ 5.0%, 4.6%→4.2%, 4.0%→3.7%로 낮춰 잡았습니다.



점도표에서 새로 추가된 질적 지표를 봐도 지난 9월 자체 조사에서 ‘경제 전망이 이전보다 균형 잡혔다’고 밝힌 위원이 4명이었다고 하는데, 이 달엔 1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파월 의장은 "9월에 비해 더 적은 수의 위원이 하향 위험을 보고 있다"며 "내년 하반기에 경제에 강한 흐름을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경제 전망이 나아진 게 이번에 매입채권의 만기 확대 등 정책 변화를 주지 않은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FOMC 전망을 자세히 보면 코로나 발생 이전인 성장률 2%대, 실업률 3%대로 돌아가는 건 2023년이 되어야합니다. 경제가 정상화되는 데는 3년 가량 걸릴 것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② 그래서 2023년까지 제로금리 등 완화정책을 유지한다

점도표 상의 기준금리 중간 값은 2023년까지 0.1%로 유지가 됐습니다. 위원들이 이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는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미입니다.



내년에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본 위원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2022년에 금리가 한 차례 인상될 것으로 본 위원은 한 명이었고, 2023년까지 금리가 한 차례 이상 오를 것으로 본 위원은 다섯 명이었습니다. FOMC 위원이 12명인 걸 감안하면 기본적으로 제로금리를 2023년까지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23년 금리가 한 차례 이상 오를 것으로 본 위원은 지난 9월 2명에서 5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월가에선 "경제 전망을 개선시킨 걸 감안하면 2023년 금리 인상을 내다본 사람이 10명쯤 되어야하는데 5명에 그친 건 매우 완화적인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자산 매입에 대해서도 Fed는 성명서에서 매월 국채 최소 800억 달러, 모기지증권 최소 400억 달러의 채권 매입을 Fed의 완전고용 및 물가 목표의 달성을 위한 "상당한 추가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Fed가 9월에 시사한 것보다 더 오랫동안 채권을 사들일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됐습니다. Fed는 이전 성명에서 '앞으로 몇 달간' 현 수준 채권매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이날 Fed는 정책을 바꾸진 않았지만 파월 의장은 언제든 필요하면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여러 번 확인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경제를 더 지원하기 위한 자산매입 확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③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하려면 충분히 사전에 알려줄 것

시장 일부에선 벌써부터 테이퍼링을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뉴욕연방은행에서 최근 실시한 국채시장 프라이머리딜러에 대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들은 Fed가 내년 하반기에 채권 매입액을 축소할 것(중간값)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약 4분의 1은 내년 상반기에 그런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합니다.

시장엔 지난 2013년 5월 벤 버냉키 전 Fed 의장이 갑자기 테이퍼링을 언급하면서 발작을 겪었던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당시 주가가 폭락했었지요.

파월 의장은 이날 이런 우려를 '확' 덜어주었습니다. "테이퍼링을 할 경우 상당기간 전에 미리 가이던스를 주겠다"고 것입니다.


④ 인플레 우려 당분간 없다

파월 의장은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완화적 통화 정책에도 경험적 증거는 여전히 디플레이션 압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건 쉽지 않다. 시간이 좀 걸릴 것입니다. 지난 위기에서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습니다.

Fed는 경제 전망에서 인플레이션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전망치를 올해 1.5%에서 1.4%로 낮췄고 내년 은 1.7%에서 1.8%로 0.1% 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습니다. 2023년에야 2.0%가 되는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Fed는 성명서에서도 물가가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넘어 장기 평균 물가가 2%가 될 때까지 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⑤ 주가, 과대평가된 상황 아니다


파월 의장은 '현 주가 수준'에 대한 질문에 대해 "자산 가격은 약간 높지만 위험한 신호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주가수익비율(PE)은 알다시피 높은 편이지만 10년물 국채 금리가 역사적 수준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세계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Fed의 모델을 보면 주식 밸류에이션은 합리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Fed는 시장 예상보다 덜 도비시(비둘기파)했지만, 파월 의장의 말은 충분히 도비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아침부터 재정 부양책 합의 가능성이 커지고, Fed가 완화정책을 지속할 것이 예상된 덕분인 지 비트코인은 2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12월 펀드매니저 설문에서 나타났듯이 기관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편입하고 있는 게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지난 10월부터 페이팔이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면서 가격 상승이 본격화됐고, 이후 스탠리 드러큰밀러, 폴 튜더 존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구겐하임 파트너스 등 유명한 헤지펀드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날 블룸버그는 변동성펀드로 유명한 앨런 하워드도 비트코인 투자에 나섰다고 보도했습니다.



'증시의 비관론자'로 통하는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미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블룸버그 TV에 나와 "비트코인 가격이 40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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