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협박에도…강경화 "北 코로나 확진자 0명 믿기 어려워"

입력 2020-12-17 10:07   수정 2020-12-17 10:16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확진자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는 의견을 재차 드러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강 장관의 이같은 주장을 ‘망언’이라며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라는 ‘협박성’ 담화를 발표한지 8일만이다.

강 장관은 17일(한국시간) 새벽 미국 CNN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을 묻는 질문에 “북한의 공식적인 이야기로는 확진자가 없다는 것이지만 바이러스가 엄청나게 빨리 확산되고 빨리 문을 닫은 국가들에서도 바이러스가 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은 우리가 방역을 함께 하자고 제안해왔는데 팬데믹(대유행)에 같이 맞서 싸우자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김여정이 ‘망언’이라고 맹비난했던 발언에서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강 장관은 지난 5일 바레인 순방 중 국제안보포럼 마나마 대화에서 북한의 코로나19 상황을 묻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19 환자가 0명이라고 말하는데 매우 믿기 어렵다”며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해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공중보건을 위한 지역 협력에 북한을 초대했다”고도 덧붙였다.

준비된 연설이 아닌 청중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음에도 김여정은 나흘 뒤 ‘앞뒤 계산도 없는 망언’이라며 강 장관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김여정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며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를 향해 강 장관의 거취를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여정의 협박성 담화 이후 일각에서는 강 장관이 2차 개각 때 교체될 수 있다는 의혹마저 나오는 상황에서도 강 장관은 자신의 견해를 바꾸지 않았다. 특히 “빨리 문을 닫은 국가들에서도 바이러스가 퍼졌다”며 북한과 같이 국경을 완전히 닫은 다른 나라들에서도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근거도 뒷받침했다. 북한은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전세계적인 확산 조짐이 보이던 지난 1월 22일부터 국경을 봉쇄했다.

한편 강 장관은 일명 ‘대북전단금지법’이라 불리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남북한의 접경지역 상황을 감안했을 때 필요한 법안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개정안을 두고 미 의회 일각에서 문제를 삼고 있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표현의 자유는 너무나 중요한 인권이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에 따라 우리는 법으로 그것을 해야 하며, 범위가 제한되어야 한다”며 “(대북전단 살포가) 국민 생명과 안전에 해를 끼치고 위협을 줄 때만 법으로서 제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차기 미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동맹’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동맹의 중요성, 글로벌 계획에서 한국의 중요성에 대한 (바이든 당선인 측의) 언급을 볼 때 나와 카운터파트가 매우 긴밀하고 좋은 협력 관계를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우리는 많은 것에 의견을 달리했지만, 합의하지 못하고 진전되지 않은 이슈에 대해 진정한 논의를 할 수 있었다는 게 관계의 본질”이라며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