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도 8년 기다렸다는 이 게임, 뚜껑 열어보니 '버그 덩어리'

입력 2020-12-17 14:06   수정 2020-12-17 15:30



"이 게임은 내가 8년을 기다린 그 게임이 아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영어권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사이버펑크 서브레딧에 올라온 한 게시글을 캡처해 자신의 트위터에 소개했다. 이 게시글의 내용을 보면 "게임을 위해 일주일 휴가를 냈지만, 이 게임이 내가 8년 동안 기다린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울다 지쳐 잠들었다. 내 PS4(플레이스테이션 4)를 건드리기조차 싫다"고 적혀 있다.

8년에 걸쳐 개발비만 약 1억달러(1200억원)이 투입된 글로벌 게임 대작에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폴란드 게임회사 CDPR이 지난 10일 내놓은 오픈월드게임 '사이버펑크 2077' 얘기다. 거금을 들여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된 이 게임의 뚜껑을 열어보니 게이머들이 기대했던 품질(퀄리티)은 고사하고 '버그 덩어리' 현상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어서다.


17일 주요 게임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게이머들은 사이버펑크 2077에서 지나치게 잦은 버그가 나타난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주요 버그 현상으로는 △게임 화면 암전 △물리 엔진 오류로 캐릭터 행동불능 △적 인공지능(AI) 오작동 △이유 없이 게임 종료 현상 등이 보고됐다. 이 같은 현상은 게임 진행 1~2분에 한번씩 나타난다는 게 게이머들의 의견이다.

게임 최적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이 게임은 PC버전과 콘솔게임으로 동시에 출시됐는데 이 같은 문제는 특히 콘솔버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국내 한 PS4 게임 커뮤니티에 따르면 게임 화면이 암전되듯이 까맣게 출력된다던가, 갑자기 기기가 꺼져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게임이 60프레임 영상을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으며, 최신 기종인 PS5로 하더라도 비디오가 안정적으로 출력해주지 못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출시만 되면 올해의 게임 대상감'이라고 꼽혔던 사이버펑크 2077에 대한 평가는 땅으로 추락했다. 게임 전문 비평 사이트 '메타크리틱'에서 '사이버펑크 2077'의 전문 리뷰어 평가는 한때 90점을 넘었지만 정식 발매가 끝난 현재 게이머들의 평가는 PC(컴퓨터)판이 10점 만점에 7점, 게임기판에서는 3점까지 떨어졌다. 온라인 게임 중고장터에는 벌써부터 사이버펑크 2077 매물이 다수 올라와있다.

사이버펑크 2077 개발사인 CDPR의 주가도 폭락했다. 이날 현재 폴란드 증시에서 이 회사 주가는 9개월 전 주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연초부터 신작 기대감에 꾸준히 상승했던 주가가 이 게임 발표일인 지난 10일 이후 급락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개발사인 CDPR은 지난 14일 공식 SNS를 통해 PS4와 엑스박스One에서 게임을 실행할 때 발생한 문제에 대해 사과했다. CDPR은 "게임을 출시하기 전 지난 세대 베이스 콘솔(플레이스테이션4, Xbox One)에서의 게임플레이를 보여드리지 않아, 구매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정보를 드리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버그와 충돌 현상들을 고치고, 전반적인 경험을 개선하겠다. 이 패치로 지난 세대 베이스 콘솔에서 겪고 계신 가장 큰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CDPR은 게임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환불 신청까지 받겠다고 발표했다. CDPR 측은 "우리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면 좋겠지만, 만약 현재 콘솔로 플레이하는 게임이 불만족스럽고 업데이트까지 기다리기 싫다면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환불 기한은 오는 21일까지며, 디지털 다운로드는 물론 패키지 버전도 환불 범위에 포함된다. 다만 콘솔 버전에서만 문제와 논란이 발생한 만큼 PC 버전은 환불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이버펑크 2077은 1988년 출시된 원작 '사이버펑크 2020'의 세계관에서 57년 후 미래 이야기를 담았다. 게이머는 초거대 기업과 갱단이 지배하는 미국 도시인 '나이트시티'에서 살아가는 용병 V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오픈월드형 방식이다. 이 게임은 원래 지난 4월에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버그 테스트와 후반 마무리 작업 때문에 출시 시기가 9월, 11월, 12월로 세 차례나 미뤄졌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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