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용의 디지털세상] '디지택트' 흐름에 올라타야 할 때

입력 2020-12-20 17:01   수정 2020-12-21 00:26

2020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올해만큼 다사다난했던 해가 있었나 싶다. 전 인류가 코로나19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것을 경험하면서 정치·경제·산업 모든 분야에 큰 변화가 있었다. 디지털 세상의 관점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비대면’ 또는 ‘언택트’가 아닌가 싶다. 불가피하게 서로 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실세계의 비대면은 디지털 기술을 통한 대면 방식으로 급속히 전환됐다. 대학 강의도 전면 온라인 강의로 대체됐고, 대면회의는 줌(zoom)회의, 세미나 대신 웨비나(webina), 상품구매는 온라인 쇼핑, 식당을 가는 대신 온라인 배달 등으로 전환됐다. 그래서 언택트가 아닌 디지털 세상에서의 대면을 뜻하는 디지택트(digitact)의 시대가 시작됐다. 기업의 고객 업무, 은행 서비스, 보험 상담 및 계약 등이 디지털 대면 서비스로 전환되고 있고 이런 분야의 산업적 수요도 급증했다.

디지털로 우리의 일상이 전환되다 보니 현금보다 온라인 결제가 많아지게 됐다. 급기야 중국은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까지 발행해 일부 지역에서 사용해보는 단계까지 와 있다. 미국 달러에 주도권을 빼앗긴 중국이 디지털 화폐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시도인데, 2021년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종이나 동전 같은 실물 화폐가 사라지고 디지털 화폐가 통용되기 시작한다면 실물 화폐를 기반으로 구축된 기존 은행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당장에 디지털 화폐를 사용하면 디지털 위안, 디지털 달러 등을 서로 쉽게 주고받을 수 있으니 그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2020년 디지털 세상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데이터 주권’ 문제였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데이터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데이터는 실세상의 석유와 같다’고도 한다. 요즈음은 탄소 배출 등의 문제로 천덕꾸러기 신세이긴 하나 석유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동력뿐 아니라 우리 생활의 기반이 되는 전기 생산의 주역이고, 플라스틱, 섬유 등 기초소재를 만들어 내는 주원료이기도 하다.

데이터는 디지털 세상에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상황 인식, 미래 예측, 소비자 동향 분석 등의 기초 원료로 쓰이고 있다. 이런 데이터들이 최근 들어 클라우드 컴퓨팅의 영향으로 미국의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편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고, 이들 기업은 모이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엄청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했던 2020년은 이들 기업엔 최고의 한 해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이런 현상에 독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연합(EU) 국가들은 EU에서 발생한 데이터의 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대지의 신’을 뜻하는 가이아(Gaia)의 이름을 빌려 ‘Gaia-X’라는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아직은 시작 단계이지만 이처럼 데이터 주권을 내세우는 흐름 속에서 우리는 어떤 전략을 가져가야 할까. 이는 2021년에도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이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로 인한 급속한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발맞춰 디지택트, 디지털 화폐, 데이터 주권 등 여러 분야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각국의 상황을 보면서 2020년 우리나라를 돌아보면, 매일 아침 신문의 1면은 항상 정치적 논쟁과 갈등으로 채워졌지 않았나 싶다. 우리가 내부 문제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동안에도 해외 선진국들은 미래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고 있다. 과학기술을 하는 속 좁은 학자의 바람일 수는 있으나 우리 국회가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혁신하고 디지털 화폐·데이터 주권 등의 문제에도 주목해 공청회를 열고, 치열한 토론도 해야 한다. 그래서 신문 1면이 우리 디지털산업의 문제들, 기업의 해외 진출 소식, 미래를 향한 도전에 대한 기사로 가득 채워지는 2021년을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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