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11일부터 1000명 안팎으로 치솟으며 하루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주요 유통업계 현장은 의외로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재기를 위한 긴 줄도 없었고, 품절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온·오프라인에서 이 기간 매출 증가율은 전주 대비 두 자릿수에 그쳤다. 일시적 물류 대란이 벌어지고 주요 생필품 매출 증가율이 100%를 넘던 ‘신천지발(發) 확산’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평가다.
전국에 모세혈관처럼 뻗어있는 24시간 편의점과 주요 유통업체의 온라인 배송 서비스, 음식배달 앱 등이 시너지를 내며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먹는 문제에 관한 불안’은 없다는 인식이 확산했고, 이것이 대한민국을 ‘사재기 청정지역’으로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신선식품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의 매출은 전주 대비 17% 증가했다. 이마트 온라인몰인 쓱닷컴의 새벽배송 매출 증가율도 전주 대비 약 21%였다. 롯데마트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인 롯데온의 매출 증가율은 28.9%였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온라인 신선식품 쇼핑이 일과처럼 자리 잡으면서 3단계 격상 예고에도 눈에 띄는 매출 증가는 없었다”며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1인당 주문액은 소폭 늘었다”고 말했다.
채널별 매출 증가율 상위 5개 품목도 사재기와는 거리가 먼 품목이 많았다. 이마트에서는 축산물이 26.2%로 가장 높았고 양곡(24.1%) 채소(21%) 과자(17.2%)가 뒤를 이었다. 롯데마트에서도 과일 채소 축산 수산 순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두드러지게 매출이 늘어난 부문이 없어 사실상 사재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며 “재택근무 등이 늘면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식품 위주로 소폭 증가한 정도”라고 말했다.
GS25에서 전주 대비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품목은 과일과 채소(47.7%)였다. 축산물과 수산물(31.9%), 휴지 등 생활용품(29.6%), 조미양념류(28.5%) 등이 뒤를 이었다. CU에서도 전주 대비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없는 와인(21.2%)이었다. 밀가루와 튀김가루, 쌀과 잡곡, 양주 등이 뒤를 이었다.
김보라/노유정/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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