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씨엠에스 "신분증·명품 모조품 방지"…'위조지폐 방지 안료' 국내 유일 공급

입력 2020-12-21 14:11   수정 2020-12-21 14:16


지폐를 전등이나 햇빛에 비춰 숨은 그림(은화)를 찾아본 경험이 누구나 한번 쯤 있을 것이다. 나노씨엠에스는 자체 개발한 특수 안료(잉크)를 지폐에 넣어 위조지폐를 방지하는 기술을 가진 국내 유일의 회사다.

화폐 뿐 아니라 여권, 주민등록증 국가 보안인쇄와 고급 의류 등의 모조품 위조방지 등에도 쓰일 수 있어 향후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유로화 안료도 공급
보안 인쇄시장에서 위조 방지에 쓰이는 물질을 ‘타간트(Taggant)’라고 부른다. 위조지폐는 국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타간트는 매우 높은 수준의 품질이 요구되고, 진입장벽도 높다. 글로벌 시장에서 스위스의 보안잉크 업체 시크파(SICPA)가 80% 이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노씨엠에스는 2003년 설립 초기부터 SICPA의 특허에 저촉되지 않는 제품 개발에 주력했다. 그 결과 2006년부터 국내 지폐에 쓰일 수 있는 안료를 만들어 한국조폐공사에 납품할 수 있었다.

나노씨엠에스의 핵심 제품 중 하나는 ‘근적외선 흡수·반사’ 안료다. 특정 파장 대의 적외선을 쪼였을 때 일반 잉크면 반사돼 하얗게 표시될 지폐가 빛을 흡수해 어둡게 나타나도록 개발했다. ‘자외선 발광 형광 잉크’는 특정 파장의 자외선에 노출되면 빨강, 녹색, 노랑 등의 빛을 발광하는 물질이다. 두 제품은 특허청의 물질 특허도 등록돼 있다.

한국 지폐에는 이미 관련 기술이 적용돼 있다. 2018년부터 유럽 유로화를 만드는 일부 조폐창에서 회사 안료가 쓰이기 시작했다. 러시아, 이탈리아, 터키, 폴란드 시장에도 진출했다. 김시석 대표는 “SICPA의 독과점에 반발해 다른 구매 루트를 찾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며 “인도 베트남 등 국가와도 내년 공급을 목표로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 물질을 응용하면 여권, 신분증에 위조방지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전문 의약품이나 명품 의류 등의 모조품 방지 용도로도 사용 가능하다. 김 대표는 “유명 브랜드의 상표 보호 시장에서 타간트를 이용하면 원료 구입에서부터 제조, 유통, 판매의 전 과정을 추적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며 “수년 내 지폐 시장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김 대표는 자외선(UV-C)을 활용한 바이러스 제거용 램프도 개발 중이다. 내년 일선 군부대 납품을 목표로 시제품을 준비 중이다.
◆상장 예비심사 통과
나노씨엠에스는 내년 상반기께 코스닥시장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에 들어가 지난 17일 승인을 받았다. 회사는 2017년에도 상장을 추진했다가 당시 회사 측이 유럽 유로화 시장 진출 후로 상장을 미루기로 결정하면서 자진 철회했다. 기술력이 높고,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에서 상장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회사의 올해 예상 매출은 45억원이다. 김 대표는 “각국 중앙은행을 상대로 하기 때문에 쉽게 매출이 늘기 어렵지만 한번 시장에 진입하면 안정적 수익구조를 가진다”며 “내년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업 전 화학소재 업체에서 20여년 간 개발을 맡았던 연구원 출신이다. 원천 기술을 개발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첨단 신소재와 안료를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2003년 창업했다. 2006년 호서대 교수로 임용돼 회사 일과 겸업을 하다 2010년부터 나노씨엠에스의 전업 경영인이 됐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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