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갱신 거절해도 집주인 손해 없다? [집코노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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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12-22 07:00   수정 2020-12-22 07:10

계약갱신 거절해도 집주인 손해 없다? [집코노미TV]


▶전형진 기자
전형진입니다
오늘 읽어볼 기사는 이 기사입니다
'집주인에게 손해배상 청구하라더니 한도는 정부가 내렸다'


계약갱신청구를 부당하게 거절당해 쫓겨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이 대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배상액과 연동되는 전월세전환율을 정부가 끌어내렸기 때문이다



한 번 보죠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갱신청구를 거짓으로 거절당해 퇴거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집주인이 본인이나 본인이나 직계존·비속의 실거주를 이유로
세입자를 내보낸 뒤 실제론 다른 임차인을 들이는 경우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을 보면
임대인이 제1항 제8호의 사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여기서 1항 8호는
임대인이나 임대인의 직계존·비속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말합니다
계약갱신 거절의 가장 흔한 사유인데
실거주한다고 입주해놓고는 실거주하지 않는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손해배상의 규모입니다
보증금을 월차임으로 환산해서 손해배상액을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환산 비율은 전월세전환율입니다
그런데 알고 계시는 것처럼 정부가 전월세전환율을 내렸죠
원래는 4%였는데 2.5%로 내렸습니다
그만큼 세입자들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금액도 내려간 것이고요

한 번 보죠
손해배상액을 어떻게 측정하느냐

당사자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다음 각 호의 금액 중 큰 금액으로 한다
갱신 거절 당시의 월차임, 그 월차임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
또는
제3자에게 임대해서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 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분


말이 좀 어려운데
기존 세입자를 내쫓고 새로운 세입자를 받으면서 증액한 금액을
다시 월차임으로 환산해서
그 월차임의 2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이란 이야기예요

이렇게 가정해보죠
집주인이 전세보증금 3억원을 내고 살던 세입자를 부당하게 내쫓고
다른 세입자를 5억원에 들였다고 가정해보죠


이때 원래 세입자의 3개월치 월차임을 어떻게 계산하느냐
만약 전월세전환율이 4%였다면
보증금 3억원에 4%를 곱합니다
0.04를 곱하면 1200만원이 나오죠
이게 연차임입니다
그런데 3개월치 월차임이라고 했으니까
1200만원을 12로 나누면 한 달치 월차임은 100만원이죠
3개월치는 300만원이고요

두 번째
다른 임차인을 들여서 증액한 금액을
월차임으로 환산해서 그 2년치에 해당하는 금액


아까 3억원짜리 세입자를 내쫓고 5억원짜리 세입자를 들였다고 했죠
그럼 증액은 2억원을 한 것입니다
2억원에 전월세전환율 0.04를 곱하면
1년치 연차임이 800만원입니다
그런데 2년치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했으니까
2년치는 1600만원
이렇게 해서 300만원과 1600만원 중에 더 큰 값인 1600만원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금액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전월세전환율이 2.5%로 내려갔죠
그럼 원래 세입자가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얼마냐
계산을 다시 해야겠죠
3개월치 월차임을 다시 계산합니다
3억원 곱하기 전월세전환율 0.025를 하면
연차임은 750만원입니다
이걸 12개월로 나누면 한 달에 62만5000원 정도가 나오고
3개월치는 187만원 정도 나옵니다


그리고 다시
다른 임차인을 받아서 증액한 금액의 2년분
2억원을 올렸으니까 2억원 곱하기 0.025
이렇게 하면 연차임이 500만원인데
2년치니까 곱하기 2를 하면 1000만원이 나옵니다
이렇게 해서 187만원과 1000만원 가운데 큰 값인 1000만원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인 거죠

그런데 법조계에선 이런 말이 나옵니다
세입자가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이 겨우 1000만원 정도 수준인데
거기서 이것저것 다 빼면 변호사 수임료는 더욱 내려가고
그 가격에 소송에 착수할 변호사는 없을 것이다
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세입자가 나홀로 소송을 진행해야 할 개연성이 높은 것이죠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부당하게 쫓아내는 상황이 확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렇게 부당하게 세입자를 내쫓으면 손해를 배상해줘야 하는데
새로운 세입자에게 2억~3억원 정도 증액하고
원래 세입자에겐 1000만원 정도 보상을 해주더라도
남는 장사라는 거죠

왜 이렇게 증액을 할 수 있느냐
세입자가 바뀌는 신규 임대차계약엔 전월세상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임대차보호법 부칙에 이런 말이 있었죠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은
법 시행 당시 존속중인 임대차계약에 대해서도 적용되지만
그러니까 소급적용을 하지만
제3자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경우는 적용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새로운 임대차계약일 땐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따로 본다는 내용이에요
직전 세입자의 보증금을 기준으로 상한을 5%로 정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세입자를 받을 땐 상한 없이 보증금을 정하고
그 임차인과 계약을 갱신할 땐 5%를 적용한다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런 지적이 나오죠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비용 등을 제하면 세입자에게 실익이 없다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면서
안전장치로 손해배상 규정을 뒀지만
사실상 사문화될 조문에 불과하다

이런 지적이 일리가 있습니다
정부가 전월세전환율을 내린 건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니까
그것을 하지 말라면서
전세난 때문에 전월세전환율을 내린 건데
이게 손해배상청구 한도와 연동되다 보니까
세입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금액 또한 줄어드는
역효과가 나버린 것이죠

세입자나 집주인이나 이 부분 주의 깊게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시간엔 더 좋은 기사로 돌아오겠습니다
전형진이었습니다

기획 집코노미TV 총괄 조성근 건설부동산부장
진행 전형진 기자 편집 김소희 PD
제작 한국경제신문·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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