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하나로 매출 1兆…CJ 비비고 'K푸드 신기록' 썼다

입력 2020-12-22 17:09   수정 2020-12-23 01:25


CJ제일제당은 자사 ‘비비고 만두’의 올해 매출이 1조원을 돌파(12월 초 기준)했다고 22일 발표했다. ‘K푸드 세계화’의 대표 주자로 비비고 만두를 선보인 지 7년 만이다.

비비고 만두의 매출 1조원 돌파는 의미가 크다. 우선 국내 식품업계에서 단일 품목 중 최초로 매출 1조원 벽을 깼다. 웬만한 식품회사 연간 매출과 맞먹는 규모(실제로 매출 1조원 초과 식품기업은 23곳에 불과하다)로, 신라면 초코파이 등 출시 수십 년 된 한국 대표 상품들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특히 매출의 65%를 미국 일본 유럽 중국 등 해외 현지에서 거둬 한식은 한국이나 한인 교포시장에서만 먹힌다는 통념을 깨뜨렸다.
美시장 25년 1위도 꺾은 비비고 만두
반죽 안에 소를 집어 넣은 만두는 그 ‘원조’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세계인들에게 익숙한 음식이다. 라비올리, 토르텔리니, 교자, 덤플링 등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형태와 조리법 등으로 소비된다. CJ제일제당은 세계인의 입맛을 겨냥하기 위해 ‘형태는 익숙하지만 한국식 조리법을 담은 만두’를 활용했다.

비비고 만두는 국내 출시와 동시에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철저한 현지화,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한 인프라 확대라는 ‘투 트랙’ 전략을 썼다. 한식 만두에 익숙하지 않은 해외 소비자를 겨냥해 현지 식(食)문화를 반영한 제품으로 절반, 한식 만두로 절반을 내놨다. 미국에서는 닭고기와 실란트로(고수)를 선호하는 문화를 반영해 ‘치킨&실란트로 만두’를, 중국에서는 옥수수와 배추를 많이 먹는 식습관을 반영해 ‘비비고 옥수수 왕교자’ ‘비비고 배추 왕교자’ 등을 내놓았다. 일본에선 한국식 물만두인 ‘비비고 수교자’로 인기를 끌었다.
신라면 초코파이도 1조원 벽 못 넘어
단일 제품 1조원 매출은 식품업계에선 ‘마의 벽’이었다. 농심 신라면, 오리온 초코파이 등 수출 효자 식품들도 아직 넘지 못했다. CJ제일제당이 7년 만에 마의 벽을 넘은 배경에는 공격적인 투자가 있었다. CJ제일제당은 2015년부터 베트남 까우제, 독일 마인프로스트, 미국 슈완스와 카히키, 일본 교자계획 등을 M&A했다.

CJ제일제당은 2017년부터 미국과 중국 중심의 생산기지를 베트남 유럽 등으로 확대하며 대륙별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미국에서는 캘리포니아 플러튼과 뉴욕 브루클린 생산기지에 이어 뉴저지에 신규 공장을 건설했다.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신규 공장을 세웠다. 그 결과 미국에선 25년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던 중국 브랜드 ‘링링’을 꺾고 2016년부터 비비고가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개국에서 3년간 연평균 성장률 61%를 달성했다.
“세계인이 주 1회 한식 먹게 하라”
이재현 CJ그룹 회장(사진)은 10여 년 전부터 ‘한식 세계화’에 공들였다. 미래 성장동력인 가정간편식(HMR) 사업을 키우기 위해 지난 5년간 10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해 브랜드를 개발하고 제조 기술을 차별화했다. 햇반, 햇반컵반, 비비고, 고메 등의 브랜드가 그 과정에서 탄생했다. 이 회장은 “음식은 하나의 문화이고, 단순히 먹는 것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며 “기술 혁신을 통해 고부가가치 첨단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비비고 만두는 기존 냉동만두가 갖고 있던 제조 과정을 완전히 바꿨다. 고기와 야채를 갈지 않고 칼로 써는 공정을 도입해 육즙과 씹는 맛을 살렸고, 손으로 빚은 것처럼 생산하는 만두피 제조 과정을 만들어 냈다. 비비고 만두 100봉지 중 65봉지가 해외에서 팔린 이유는 중국식 만두에 비해 ‘건강하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정희정 CJ제일제당 독일 비비고 연구원은 “유럽에서는 건강과 안전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비비고는 동물복지 육류를 사용하고 첨가물 사용을 지양한 제품으로, 더 건강하고 윤리적인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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