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화 약세를 등에 엎고 공격적으로 한국 주식을 사던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2주 동안 2조5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중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2조4039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했던 종목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가 단기간 급등하면서 외국인도 일부 물량을 차익실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대형주 랠리의 동력이 됐던 상장지수펀드(ETF)도 대거 매도했다. TIGER MSCI Korea(8570억원), KODEX MSCI Korea(4121억원), KODEX 200TR(3369억원) 등이 순매도 상위 목록에 올랐다. 코스피 등락률의 두 배만큼 움직이는 KODEX레버리지도 746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올해 3분기까지 급등했다가 4분기 들어 하락세였던 두산퓨얼셀도 80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두산퓨얼셀 주가는 최근 2주간 22.5% 올랐다. 코로나19 직후 업종 대장주였으나 하반기 들어 부진했던 SK바이오팜, CJ제일제당도 각 712억원, 47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업황 회복이 예상되는 과거 대장주들도 사들이고 있다. 최근 연료비연동제 도입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한국전력이 대표적이다. 외국인은 한국전력을 97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OCI(318억원), 에쓰오일(311억원), LG디스플레이(185억원) 등도 외국인의 선택을 받았다.
주식시장 ‘주포’로 불리는 연기금도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테마가 있거나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최근 2주 동안 연기금 순매수 1위는 한국전력(863억원)이었다. 코로나19 치료제 위탁생산 관련주인 녹십자(순매수 2위), 삼성바이오로직스, SK케미칼도 649억원, 385억원, 24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배구조 개편 호재가 있는 삼성물산은 연기금 순매수 4위(429억원), 수소에너지 대장주인 두산퓨얼셀은 5위(405억원)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하는 종목을 그대로 팔아치우고 있다. 최근 2주간 순매도 1위는 한국전력이었다. 총 2395억원을 순매도했다. 2~4위는 삼성물산, 삼성SDI, 두산퓨얼셀로 집계됐다. 이런 외국인과 연기금 매매 패턴의 변화에 대해 증권업계에서는 증시 지형이 대세 상승에서 종목장세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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