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IPO 앞두고 자사주 취득하는 이지스운용…경영권 방어 목적?

입력 2020-12-23 09:57  

≪이 기사는 12월22일(04:4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부동산펀드 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 2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취득한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터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지스자산운용 전체 주주는 41명에 불과하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은 다음달 자사주로 70만주를 취득한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주주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주당 2만8571원에 주식을 매입한다. 약 200억원 규모다. 회사 측은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IB 업계에선 의문을 표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이 IPO를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 입장에선 증시에 상장한 뒤 주식을 처분하면 더 높은 값을 받을 수 있다”며 “지금 이지스운용에 주식을 팔 유인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18년 상장 계획을 공식화하고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KB증권을 선정했다. 그해 10월 창업자인 김대영 이사회 의장이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상장 일정이 늦춰졌지만 내년에는 상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지스운용이 자사주 매입 가격으로 내세운 주당 2만8571원은 지난해와 올해 세 차례에 걸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때와 같다. 지난해 11월 우미글로벌(지분율 9.1%), 지난해 12월 KB증권(지분율 4.1%), 올해 1월 태영건설(지분율 5.2%)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2만8571원에 주식을 받아 갔다.

일각에선 최대주주인 손화자 씨의 물량을 받기 위한 자사주 취득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손 씨는 고(故) 김대영 의장의 부인이다. 상속세 납부 등을 위해 2018년 김 의장 지분을 물려받은 뒤 계속해서 주식을 팔아왔다.

손 씨는 2018년 말 이지스운용 주식 63만6876주를 보유했다. 지분율 45.5%에 해당했다. 이듬해 액면분할로 주식 수가 10배 늘어난 가운데 손 씨는 스카이밸류, 마스턴투자운용,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 금성백조주택 등에 계속해서 지분을 넘겼다. 올해 9월 말 손 씨 지분율은 26.3%까지 낮아졌다.



손 씨는 회사 경영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직책도 없다. 김 의장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김 의장 주식을 손 씨가 상속받은 데에는 김 의장 자녀들이 미국 국적을 가진 점도 작용했다. 금융감독원은 외국 국적자가 국내 운용사 보통주 지분을 5% 이상 들고 있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안정적인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씨가 지분을 팔면서 최대주주와 회사 임원들의 보유 지분율이 계속 낮아졌기 때문이다. 2018년 말 60%대에 달했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올해 3분기 말 38.3%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이지스운용 측은 “주주라면 누구나 자사주 매입에 응할 수 있다”며 “특정 주주를 상대로 한 자사주 취득은 아니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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