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사진)이 지난 23일 차관급 인사 10명을 단행한 가운데 강은호 방위사업청장 내정자에 대해 방사청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호 내정자가 국방과학연구소장(ADD) 응모 과정을 거쳤던 과정 때문이다.
강은호 내정자는 2006년 개청 당시부터 방사청에 몸담았다. 방사청의 유도무기사업부장, 방산기술통제관, 기획조정관, 지휘정찰사업부장, 기반전력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말 방사청 2인자에 해당하는 차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강은호 내정자는 방사청 차장 승진 1년도 안 된 지난달 초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후 ADD 소장직에 응모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ADD 소장은 최고 국방과학자들 자리여서 행정가인 강은호 내정자가 맡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지적이 방산 업계에서 나오기도 했다.
강은호 내정자는 지난주 ADD 취업을 위한 심사까지 받아 차기 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국방부와 방사청 관계자들은 그가 사실상 ADD 소장으로 낙점될 것으로 예측해왔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왕정홍 방사청장에게 "강은호 전 차장이 의원면직 신청한 사유를 알고 있나"라고 물었다. 왕정홍 청장은 이에 "아마 ADD 소장 응모할 생각을 가지고 면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갑자기 ADD 소장이 아닌 방사청장으로 선회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 관계자는 "청와대에서도 강은호 내정자를 ADD 소장에 임명하기에는 부담 된다고 생각한 듯하다"면서 "방사청 차장을 하면서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도 인도네시아 불참으로 엉망으로 만든 데다 ADD 대규모 기밀 유출 관리 책임자로서 문책해도 시원찮을 판에 영전이 웬말인가"라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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