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OTT시장 진출…넷플릭스에 도전장

입력 2020-12-24 17:15   수정 2021-01-01 16:06

쿠팡의 비전은 대범하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김범석 창업자를 비롯한 쿠팡 임직원들의 목표다. 그래서 업(業)의 정의를 물건을 사고파는 전자상거래로 한정하지 않는다. 종합물류서비스(풀필먼트)도 제공하고 최근에는 택배사업도 하겠다고 나섰다. 쿠팡은 24일 인터넷으로 영화와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도 진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글로벌 콘텐츠 제공업체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OTT 진출, 의외의 조용한 출발
쿠팡이 이날 공개한 OTT ‘쿠팡플레이’는 유료(월 2900원)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위한 부가 서비스다. 500만 명을 웃도는 유료 회원은 기존의 무료 배송·반품 외에 쿠팡플레이가 제공하는 각종 콘텐츠를 공짜로 볼 수 있다. 계정 1개로 최대 5명이 시청할 수 있다. 최대 4명이 월 1만4500원(프리미엄 서비스)으로 시청할 수 있는 넷플릭스(회원 수 약 360만 명)보다 싸다. 가격 면에서는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선 넷플릭스에 열세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쿠팡은 앞으로 회원 수를 늘리며, 그에 맞게 콘텐츠와 시스템을 보강하는 길을 택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메이저리그 등 스포츠 중계권을 취급하는 대형 콘텐츠 제작자(CP)들과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OTT가 앞으로 해외로 진출할 때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콘텐츠 등을 담은 쿠팡플레이를 앞세우면 이커머스 시장 진출이 휠씬 쉬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쿠팡은 OTT 플랫폼을 갖추기 위해 올 7월 동남아시아 비디오 스트리밍업체인 ‘훅(Hooq)’을 인수한 바 있다.
미치광이냐, 프런티어냐
향후 관전 포인트는 쿠팡의 서비스가 어디까지 진화할 것이냐다. 쿠팡은 2010년 티몬, 위메프 등과 함께 소셜커머스업체로 출발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을 위협하는 이커머스의 강자로 부상했다. 전국에 170여 개에 달하는 물류시설을 마련해 ‘로켓배송’을 일상으로 만들었다. 이 덕분에 2014년 불과 3484억원이었던 쿠팡의 매출은 매년 급증해 5년 만인 지난해 7조1530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자상거래가 폭발하면서 올해 매출은 1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쿠팡은 수년째 적자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신규 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조(兆) 단위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물류시설을 계속 짓고, 배송 차량과 배송 기사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OTT 사업도 그런 차원이다. 한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는 “쿠팡의 벤치마킹 모델인 아마존의 실적(이익) 곡선을 보면 수년째 거의 변화 없이 일직선에 가까운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버는 돈을 우주, 드론, 자율주행 등 전에 없던 새로운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이익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배송 시스템으로 진화
쿠팡이 ‘미니 최고경영자(CEO)’라고도 불리는 PO(product owner) 직군을 운영하고 있는 것 역시 ‘도전 DNA’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80명 정도인 PO는 새로운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기존 사업의 기능과 성능을 개선하는 일을 맡는 책임자급 직원이다. 쿠팡플레이도 PO인 김성한 디렉터가 실무 책임을 맡고 있다.

쿠팡은 최근 우버의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투안 팸을 자사 CTO로 영입했다. 유통 및 IT업계에선 쿠팡이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끊임없이 데이터를 축적하는 중이라고 보고 있다. 쿠팡에 30억달러를 투자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우버, 알리바바와 동맹 관계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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