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로또 1등' 부부의 비극

입력 2020-12-24 17:26   수정 2021-01-01 16:07


말다툼 끝에 망치로 남편의 머리를 가격해 숨지게 한 A씨에게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남편이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된 뒤 아내에게 지속적으로 폭언을 퍼붓고 무시한 것이 파국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 제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2000년 B씨와 결혼한 A씨는 남편의 경제적 능력 부재로 인해 노점상 수입 및 보험금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B씨가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7억80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행복이 아니라 불행의 서막이었다. B씨는 이후 돈에 집착하면서 약 1년간 A씨에게 지속적으로 폭언과 무시를 했고, A씨는 이에 앙심을 품게 됐다.

지난해 12월 사건이 터졌다. B씨가 A씨와 상의도 없이 경남 창녕군의 땅을 구입한 것을 계기로 말다툼이 벌어졌다. 말다툼 중 흥분한 B씨가 망치를 들고나와 A씨를 위협하자, A씨가 B씨의 손을 깨물어 망치를 뺏은 다음 B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A씨는 B씨가 바닥에 쓰러진 이후에도 B씨의 머리를 20회가량 계속 내리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사망했고, 검찰은 A씨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A씨 측은 재판에서 “B씨를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설령 고의가 있었다고 해도 B씨가 망치를 들고 위협하던 상황에서 이를 방어하기 위해 망치를 빼앗아 휘두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A씨는 어렵지 않게 B씨로부터 망치를 빼앗아 B씨를 제압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망치를 빼앗아 우월적 지위가 된 A씨는 망치를 다른 곳에 은닉하거나 현장을 떠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계속해서 양손으로 망치를 들고 B씨의 머리 부위를 강하게 내리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존엄한 생명을 빼앗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양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과 대법원 모두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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