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심비로 승부…세계 100만명이 우리 제품 쓰죠"

입력 2020-12-25 17:21   수정 2021-01-01 16:24


골프용품 제조업계에서 한국은 변방이다. 타이틀리스트, 핑, 브리지스톤, 미즈노 등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클럽과 공 시장을 놓고 40년 넘게 패권 다툼을 벌이는 동안 한국 기업들은 아직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보기술(IT)이 접목된 거리측정기 시장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골프존데카는 시계형 거리측정기 시장의 히든챔피언이다. 2008년 해외 진출을 시작한 이후 12년 만인 지난 9월 누적 수출액 1억달러(약 1100억원)를 돌파했다. 국내 골프용품 생산 업체로는 첫 1억달러 돌파다.
경쟁력 원천은 세계 골프코스 DB
경기 성남 본사에서 만난 정주명 골프존데카 대표는 “디자인과 가격의 두 마리 토끼를 공략한 ‘가심비’를 앞세워 세계 시장을 공략했더니 입소문을 타고 거리측정기 브랜드 ‘골프버디’가 미국 골퍼 절반이 아는 브랜드가 됐다”며 “미국은 물론 일본과 유럽시장에서도 가민, 부쉬넬 등과 함께 시장점유율 1위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버디의 주력 상품은 위성항법시스템(GPS)을 활용한 시계형 거리측정기다. 골프버디의 경쟁력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골프코스 데이터베이스(DB)에서 나온다. 시계형 측정기는 골퍼 위치와 홀 사이의 위치 정보와 높낮이 등을 분석해 거리를 도출하기 때문에 코스DB가 필수적이다. 골프버디에는 북미, 유럽은 물론 아프리카, 남미, 중동까지 세계 골프코스 3만8248개가 탑재돼 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발표한 세계 골프코스(3만8864개)의 98%를 망라한다.

정 대표는 “경쟁사보다 20% 정도 낮게 책정한 가격도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됐지만,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디자인을 고려한 여성 전용 모델 등이 인기를 끌었다”며 “측정기 하나면 전 세계 어느 코스든 안내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
골프존데카는 2018년 골프존뉴딘그룹에 편입된 뒤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골프존의 글로벌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는 데다 대기업과의 협업도 늘어났기 때문. 골프존데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워치에 스마트 캐디 앱을 제공한 데 이어 2018년부터 갤럭시 워치 골프에디션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2017년 121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42억원으로 17.3% 늘어났다. 올해 매출은 170억원대로 추정된다. 정 대표는 “전 세계 스마트 캐디 앱 사용자는 100만 명에 달한다”며 “국내 사용자가 30만 명, 해외 사용자가 70만 명가량”이라고 밝혔다.

‘누구나 골프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돕는다’는 골프존의 경영 철학은 데카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지난 9월 내놓은 14만9000원짜리 레이저 거리측정기 ‘GB레이저라이트’가 대표적이다. 50만원이 넘는 경쟁 모델에 비해 3분의 1 가격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한 달 만에 초도물량 3500개가 다 팔렸다.

정 대표는 “골프에 새로 진입하는 30~40대가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앱 이용자의 데이터와 코스 데이터를 결합해 개별 골퍼에게 맞춤형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도 내년께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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