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뒤덮은 '귀멸' 열풍...흥행 기록 19년만에 갈아치웠다 [정영효의 인사이드 재팬]

입력 2020-12-29 08:17   수정 2020-12-29 20:44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인 '귀멸의 칼날-무한열차 편'이 19년 만에 일본 영화 흥행기록을 새로 썼다.

영화 배급업체인 도호는 귀멸의 칼날의 흥행수입이 지난 26일 321억2000만엔(약 3400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고 28일 발표했다. 전날 기준으로는 흥행수입이 324억7889만엔, 관객 동원수가 2404만명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일본 영화 흥행수입 1위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었다. 2001년 개봉된 이 작품은 약 9개월만에 흥행수입 308억엔을 기록했다. 일본 영화 역대 흥행순위 3위는 타이타닉(1997년·262억엔), 4위는 겨울왕국(2014년·255억엔), 5위는 너의 이름은(2016년·250억엔)이다.

해리포터-마법사의 돌(2001년·203억엔), 원령공주(1997년·202억엔),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년·196억엔), 춤추는 대수사선 더무비2(2003년·174억엔), 해리포터-비밀의 방(2002년·173억엔) 등이 10위권내에 들어있다.

귀멸의 칼날-무한열차 편은 고토게 고요하루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만든 작품이다. 다이쇼(1912∼1926년) 시대를 배경으로 남자 주인공 가마도 탄지로가 도깨비로 바뀐 여동생을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다양한 도깨비들과 싸우는 모험담을 그렸다.

귀멸의 칼날은 개봉 초기부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흥행성적을 냈다. 이 영화 한 편 덕분에 도호의 11월 흥행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3%, 10.6배 늘어 영화업계를 놀라게 했다. 귀멸의 개봉일이(10월16일)이 일본 영화계의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이적인 수치라는 분석이다.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엄청났다. 협업(컬래버레이션) 상품 가운데 카레는 57배, 칫솔은 30배, 캔커피는 15배씩 매출이 치솟았다. 원작 만화의 최종권(23권) 발매일 아침 서점 주변의 인파가 평소의 2배로 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

다쿠모리 아키요시 미쓰이스미토모DS자산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적어도 2000억엔을 넘는다"고 분석했다.

역대 흥행순위 2위인 센과치히로의모험과 5위 너의 이름은 등 과거의 히트작과 비교할 때 귀멸은 다양함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원작만화 최종권 발매일 주요 일간지에 게재한 전면 광고에는 등장인물 15명이 같은 비중으로 등장했다. 그만큼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존재감이 강하다는 의미다.

모리나가 마유미 하쿠호도DY미디어파트너스·미디어환경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캐릭터가 개성적이고 '기호화'하기 쉬워서 상품이나 패션 등의 소비로 이어지기 쉽다"고 분석했다.

일반 슈퍼마켓에 등장한 귀멸의 협업 상품은 25개사 70종이다. 디자인의 차이까지 포함하면 200여가지로 늘어난다. 다이도블랜드의 '절품 카페오래 귀멸의 칼날 콜라보캔'은 디자인이 28가지다. 이 상품은 발매 첫주 캔커피 평균 매출의 15배를 올렸다.

마루미야식품공업이 지난 10월8일 내놓은 '귀멸의 카레'는 발매직후 매출이 종전 평균의 57배를 기록했다. 등장인물의 캐릭터 카드 12종류를 무작위 방식으로 넣은 것이 히트의 비결이었다. SNS에서 팬들이 카드를 교환하는 현상이 일기도 했다.

휴대전화 위치정보 분석회사인 크로스로케이션스에 따르면 원작만화의 최종권 발매일인 12월4일 도쿄 23구 586개 서점 주변의 방문자수는 평소의 두배로 늘었다. 11월에는 평균 1만명이었던 아침 6시대 방문자수가 이날은 2만1000명이었다.

오전 8시대에는 6만명으로 3시간 만에 3배가 늘었다. '최종권을 조금이라도 빨리 읽고 싶다'는 팬들이 서점이 열기도 전에 줄을 섰다는 의미라고 이 회사는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영화관 전체의 흐름도 바꿔놨다. 시장 조사회사 나우캐스트가 JCB의 신용카드 결제액을 분석한 결과 10월말 영화관 소비동향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

영화관 소비동향지수가 플러스로 전환한 건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월초 이후 처음이다. 쓰지나카 마사시 나우캐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단일 상품이 업계 전체의 수치를 이 정도로 밀어올리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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