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임 이스라엘 BoA 글로벌투자전략책임자는 “베이비부머와 그 이전의 사일런트세대가 78조달러의 부를 쌓아놓고 있다”며 “거대한 부의 이동이 Z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Z세대는 모든 측면에서 역사상 가장 파괴적인 세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설팅업체 매킨지의 보 피네만 파트너는 “10~15년 안에 Z세대가 주류로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의 소비 습관은 이전 세대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했다.
Z세대의 특징에 대해 셰넌 스노 페이스북 이사는 최근 전문지 애드에이지에 기고한 글에서 “열정적이고 공정성을 많이 따지며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행동으로 옮길 줄 안다”고 평가했다. 그는 “쇼핑할 때도 자신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브랜드를 골라 구입하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의 신뢰성과 윤리성,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세계 Z세대의 90%는 신흥시장에 거주하고 있다. 이 중 25%는 인도인이다. 필리핀 멕시코 태국 등에도 Z세대가 많기 때문에 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BoA는 분석했다.
Z세대의 영향력이 올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함께 커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대면 경제 활성화 속에서 페이스북, 넷플릭스, 틱톡 등의 소비를 주도한 게 Z세대와 같은 젊은 층이어서다. Z세대는 또 인공지능(AI), 5세대(5G) 네트워크, 블록체인 등 미래 기술 환경에도 친숙하다.
CNBC에 따르면 Z세대 소비의 중심인 미국 청소년의 절반가량은 하루평균 10시간씩 온라인에 접속하고 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아마존을 가장 선호하는 상거래 사이트로, 89%는 아이폰을 차기 소유할 휴대폰 브랜드로 꼽았다.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배경이다.
전기자동차에 대해서도 가장 거부감이 없는 세대다. 미국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보유한 그룹은 15~29세가 포함된 가구였다. Z세대의 44%는 쇼핑할 때 여러 온라인 채널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것을 선호했다. 디지털 비중이 높은 기업의 미래가 더 밝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다고 CNBC는 전했다.
Z세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단기적인 소득 감소 피해를 가장 많이 받았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싱크탱크 퓨리서치센터의 올 상반기 설문조사 결과 23세 이하 미국 젊은이 중 약 50%가 “올해 급여 삭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X세대(36%), 밀레니얼세대(40%) 등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 Z세대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중반 태어난 세대.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유엔 기준)하고 있어 머지 않아 최대 소비층을 형성할 전망이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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