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보다 앞서 나갈 자동차 기술의 미래

입력 2020-12-30 15:17   수정 2020-12-30 15:19


안전벨트, 터보차저, 제동장치(ABS), 블랙박스, 내비게이션, 헤드업 디스플레이.

이들 자동차 부품에는 공통점이 있다. 항공기에 먼저 장착된 부품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1900년대 초까지 항공기에는 유리 캐노피(가림막)가 따로 없어 비행기가 뒤집히면 조종사가 그대로 추락했다. 최초의 안전벨트는 1911년 미국 비행장교인 벤저민 파울루아가 처음 장착하고, 이후 독일인 카를 고타가 허리 쪽을 양 옆으로 고정하는 항공기의 2점식 안전벨트를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는 1950년대부터 2점식 안전벨트가 옵션으로 적용됐다. 현재 차량에서 사용 중인 어깨까지 고정할 수 있는 3점식 안전벨트는 1959년 볼보가 처음 개발했다.

차량의 여러 정보를 내부 전면 유리창에 비추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도 군용 항공기에서 먼저 사용된 기술이다. 조종사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면에 그대로 투사해 전방에서 시선을 떼지 않도록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조사에 따르면 2017~2019년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7명은 졸음운전을 하거나 전방 주시 태만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초보 운전자들은 내비게이션을 보다가 크고 작은 사고가 나는 경우도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면 주행 경로, 도로 교통표지판 정보 등을 전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사고 가능성을 낮춰준다.

이 때문에 ‘자동차의 미래를 보려면 항공 기술을 살펴보라’는 말도 나온다. 사용 중인 항공 기술을 보면 미래 자율주행차의 발전 방향도 예상해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예컨대 현재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으로 불리는 레이더 및 센서 등은 항공기에서 먼저 사용되고 있었다. 특히 ‘오토 파일럿’으로 불리는 자동항법 기술은 조종사가 직접 조종하지 않아도 비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자율주행 기술과 비슷한 면이 있다.

그러나 자동항법 기술은 조종사의 운항을 ‘보조’해주는 의미가 강하다. 즉 오토 파일럿 기술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 없다. 난기류를 만나 경로를 변경해야 할 때 조종사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항공 기술도 완전자율운항 시스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자율주행차가 최종적으로 추구하는 단계인 레벨 5에서는 오토 파일럿 이상의 기술과 인프라가 필요한 것이다.

자율주행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인지-판단(분석)-제어’의 순서로 구성된다. 이 같은 자율주행 프로세스는 한 치의 오차가 없는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자동차업계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센서 퓨전, 고정밀 맵, 통합 제어기 등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항공업계의 고유 영역인 하늘길도 넘보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자동차그룹은 ‘CES 2020’에서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의 청사진을 선보였다. 세계 최대 모빌리티 전문 회사인 우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2023년 개인용 비행체 ‘S-A1’을 미국에서 시범 운항할 계획이다. 해외에서도 일본 도요타, 독일 다임러 등이 UAM 상용화에 적극 투자 중이다. 자동차 기술에서 탄생된 비행 기술을 만나볼 날이 머지않았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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