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카' 고민이라면…가격·주행거리 다잡은 '푸조 e-208'[신차털기]

입력 2021-01-03 07:54   수정 2021-01-03 09:26



최근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세계 각국에서 배출가스 규제가 강화되면서 전기자동차가 운전자들의 주요 선택지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됐다. 전기차는 배출가스가 없어 친환경적이란 평가를 받지만 동급 내연기관차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겨울철에는 주행가능 거리가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지난해 푸조가 출시한 소형 전기차 e-208은 이 같은 단점을 영리하게 우회한 선택지다. 4000만원대인 차값은 보조금을 받으면 2000만원대까지 낮아지고, 실제 전비(전기차의 연비)가 높은 덕에 추운 겨울에도 국내에서 인증받은 주행거리 이상을 소화해낸다. 즐거운 운전 감각과 고급스러운 승차감은 덤이다.


푸조 e-208은 해치백 디자인을 한 소형 전기차다. 전장이 4m를 겨우 넘는 4055mm이고 축간거리도 2540mm에 불과해 단종된 현대차 엑센트보다도 작다. 전고도 1435mm로 상당히 낮은 편이다. 그래도 보닛이 제법 나와 야무진 소형차 느낌을 낸다. 전면부는 사자의 송곳니를 형상화해 세로로 길게 달린 주간주행등(DRL)과 독특한 그릴 디자인이 매력적이고 후면부도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한 후미등 디테일이 눈에 띈다.

실내는 세련되면서도 의외로 여유있는 공간을 갖췄다. 우선 푸조 고유의 아이콕핏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작은 크기에 위 아래까지 잘린 Z컷 스티어링 휠은 디자인적으로 뛰어난 것은 물론 차지하는 부피를 줄이면서 운전자의 '손 맛'까지 한층 더해준다. 도어 트림 등은 부피를 적게 차지하는 카본 무늬 필름으로 마감하면서 운전자 팔꿈치 등이 닿을 부분은 깊게 파놓았다. 덕분에 실내가 쾌적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편의사양도 다양하게 갖췄다. 스티어링 휠 바로 위로는 다양한 주행 정보를 명료하게 보여주는 3D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가 보인다. 최근 신차들에 적용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의 필요성이 무색할 정도로 3D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의 완성도는 뛰어나다. 스마트폰 무선충전기는 독특할 정도로 널찍하고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도 전 트림에서 기본 지원한다.

푸조 e-208은 알뤼르와 GT라인 두 가지 트림으로 출시됐는데, 시승차는 GT라인이었다. 8개 색상의 엠비언트 라이트와 하프레더 시트, 17인치 휠 정도가 추가된다. 메인 디스플레이는 e-208의 장점이자 단점인 부분이다.

본래 e-208 알뤼르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 GT라인에는 10인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지만 지도데이터 반출과 시스템 등의 문제로 국내에서는 두 트림 모두 8인치 안드로이드 올인원 디스플레이로 대체됐다. 알뤼르 구매자에게는 반가운 소식이고 GT라인 구매자에게는 아쉬울 부분이다.

소형차인 만큼 뒷좌석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앞좌석 시트 뒷부분을 깊게 파놓은 덕분에 무릎이 닿는 불상사는 없었지만, 여유 공간이 주먹 반 개에 그칠 정도로 레그룸이 좁았다. 잠시라면 무리가 없겠지만 장시간 탑승은 피곤할 듯 했다.

촬영을 위해 뒷좌석에 동승한 영상 기자는 키가 180cm를 훌쩍 넘었는데, 천장에 머리가 닿는다며 불편을 호소했다. 키가 175cm인 기자는 앞자리에서 불편을 느끼지 못했고, 승차감은 비교적 만족스러웠다. 트렁크는 311L로 차급을 감안하면 제법 여유가 있는 편이다.

시승을 위해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자 주행가능거리는 약 218km로 나타났다. 100% 충전했다면 270km를 넘는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e-208의 국내 인증 주행가능거리는 상온에서 244km이며, 저온(동절기)은 215km로 다소 낮다. 겨울철에도 국내 상온 인증치보다 긴 주행거리가 확보되는 셈이다.


물론 주행모드에 따라 차이는 있다. e-208은 △에코 △노멀 △스포츠 3개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에코에서 회생제동이 극대화되며 스포츠에서는 전력 소모가 늘어난다.

겨울철인 만큼 시트 열선과 히터를 켜고 주행에 나섰다. 주행거리를 에코로 두자 주행가능거리는 점차 늘어나 220km대를 넘어섰다. 노멀로 바꾸니 다소 미묘하게 줄어들었다. 달린 거리에 비해 덜 줄어들었다.

e-208의 공인 전비는 도심에서 4.8km/kWh이지만, 회생제동을 포함한 실제 전비는 6km/kWh를 상회하는 듯 했다. 스포츠 모드를 사용하자 실 연비가 정부 공인 연비와 비슷해졌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페달을 깊게 밟는 즉시 속도가 50km/h 수준까지 올랐다. 일반 도로에서 흐름을 주도하며 치고 나가기 충분한 수준이다.


e-208의 최고출력은 136마력, 최대 토크는 26.5kg.m이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 등에서 제한속도까지 달리는 데 무리가 없지만, 고속에서의 가속 성능은 다소 평이해진다. 다만 내연기관차에 비해 조용하고 진동이 없어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토션빔 서스펜션을 장착했지만 멀티링크 뺨치는 승차감도 푸조의 특장점 중 하나다. 속도를 과하게 높이지 않는다면 과속방지턱도 매끄럽게 넘어가며, 낮은 무게중심 덕에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승차감을 유지한다. 차로유지보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등 반자율주행 기능도 수준급이다.

푸조 e-208 가격은 알뤼르 4100만원, GT라인 4590만원이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을 더하면 실부담액은 1100만원 이상 낮아진다. 지역에 따라서는 알뤼르를 250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기도 하다. 휠과 시트 재질, 엠비언트 라이트를 포기할 수 있다면 알뤼르가 합리적인 선택지다.

올해 출시가 예정된 전기차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다는 점은 단점이지만, 회생제동을 통한 재충전 기능이 탁월해 큰 불편은 없다. 도심 내에서 운행할 세컨카를 고민한다면, 이에 더해 주거지 가까이 전기차 충전소가 있다면 검토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다만 국내 도입되는 물량이 제한적이기에 대기 기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영상=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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