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레이블즈' 콘서트, 흠 잡을 곳 없던 공연…화합은 숙제 [종합]

입력 2021-01-01 01:23   수정 2021-01-01 01:25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첫 레이블 합동공연을 선보였다.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방탄소년단부터 핫 루키로 주목받고 있는 신인 그룹들까지 눈과 귀를 만족시키는 무대들이 장장 3시간에 걸쳐 펼쳐졌다. 새해를 함께 맞는다는 특별한 의미까지 더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레이블 패밀리십을 구축하기까지는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31일 밤 첫 레이블 합동공연 '2021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2021 NEW YEAR'S EVE LIVE)'를 개최했다.

방탄소년단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키워낸 빅히트는 올해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여자친구가 있는 쏘스뮤직, 세븐틴·뉴이스트 등이 속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했다. 또 CJ ENM과 함께 빌리프랩을 설립해 신인 보이그룹 엔하이픈을 론칭했고, 최근에는 지코의 소속사인 KOZ엔터테인먼트까지 흡수했다.

'2021 뉴 이어스 이브 라이브'는 빅히트와 레이블들이 처음으로 준비한 합동공연으로,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뉴이스트, 여자친구,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이현, 범주 등이 출연했다. '빅히트 레이블즈'의 패밀리십을 다지는 첫 걸음이 될 공연이기에 개최 소식만으로도 음악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빅히트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주제를 달리해 합동공연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공연의 주제는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We've connected)'로, 아티스트와 아티스트, 팬과 팬, 아티스트와 팬, 그리고 2020년의 마지막과 2021년의 처음을 '연결'하는 의미를 갖는다.

사전 무대는 Mnet '아이랜드'에 출연했던 연습생 한빈이 꾸몄다. '아이랜드'에서 세미파이널까지 진출했던 빌리프랩 소속의 한빈은 성숙한 매력으로 솔로 퍼포먼스를 완성했다. 무대를 마친 한빈은 "멋진 무대에 함께하게 되어 정말 영광이다. 많은 분들 앞에 서기 위해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며 "멋지고 화려한 무대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 많이 해달라"며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빅히트 레이블즈' 콘서트는 'WE', 'RE', 'NEW', '2021 Connect'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됐다. 공연의 콘셉트를 전하는 오프닝 영상이 공개된 후 첫 무대는 엔하이픈이 꾸몄다. 엔하이픈은 '렛 미 인(Lete Me In)', '10Months', '기븐-테이큰(Given-Taken)'까지 세 곡을 연달아 소화했다. 오프닝부터 이어진 AR 효과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에 웅장함까지 더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공연의 열기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이어갔다. '세계가 불타버린 밤, 우린', '동물원을 빠져나온 퓨마'까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강점을 살린 강렬하고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날씨를 잃어버렸어' 무대에서는 멤버들의 절도 있는 솔로 퍼포먼스도 엿볼 수 있었다. 이어 '위시리스트'와 '5시 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로 분위기를 전환해 밝고 풋풋한 기운을 안겼다.


호소력 짙은 보컬을 자랑하는 범주의 무대도 펼쳐졌다. 그는 'GIVE IT 2 U, '포에버 영', '딴따라'를 잇따라 메들리로 부르며 트렌디하고 그루비한 매력으로 흥을 끌어올렸다. 이어 특유의 깊고 소울풀한 보컬로 '뷰티풀'을 열창해 감동을 안겼다. 또 다른 보컬리스트 이현은 밴드 사운드에 감미로운 음색을 얹었다. '내꺼중에 최고'를 시작으로 '악담'까지 이현의 매력적인 보이스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공연 중간 진한 감동을 안긴 무대는 고(故) 신해철을 위한 특별무대였다. 이번 헌정무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많은 이들이 힘들고 고단한 상황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도전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틀에 박힌 사고를 거부하고 도전에도 거침이 없었던 고 신해철의 철학을 녹여낸 것.

무대 위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해 구현된 신해철이 등장했다. 홀로그램으로 만난 신해철은 생전 열정적이었던 모습 그대로 후배들과 입을 맞추며 '니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프로토 타입을 완성했다. 이 곡은 고인이 생전 미완성 상태로 남긴 작품이었다. 또 북청사자놀음에 사물패까지 한국의 소리와 장단을 녹인 '그대에게' 역시 진한 여운을 남겼다.


무대 연출 외에도 4K/HD의 선명한 고화질로 최대 6개 앵글을 한 스크린에 띄워 관객이 원하는 화면을 선택해 볼 수 있는 '멀티뷰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됐다. 4개의 화면에는 메인 무대가 잡혔고, 2개의 화면에는 온라인 팬미팅 '밋 앤 그릿'이 스튜디오이 전해졌다. 관객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선택해 동시에 이원 중계로 즐길 수 있었다.

콘서트 후반부에는 여자친구와 뉴이스트가 단독 콘서트를 연상케 할 정도로 다수의 히트곡을 잇따라 불러 공연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이후 영동대로 카운트다운 드론 라이트쇼 영상이 전해지며 새해 카운트다운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대망의 방탄소년단 무대가 공개됐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연결'을 강조한 '글로벌 커넥트 스테이지'였다. 방탄소년단은 영상으로 등장한 스티브 아오키의 디제잉과 함께 '마이크 드롭'을 열창했고, AI 홀로그램으로 무대에 오른 라우브(Lauv)와 '메이크 잇 라이트(Make It Right)'를 완성했다. 또 팝스타 할시(Halsey)와 랜선 채팅을 하는 느낌으로 함께 호흡을 주고 받으며 '작은 것들을 위한 시'를 선보였다.


방탄소년단은 엔딩곡 '라이프 고즈 온'을 부르며 인사를 건넸다. 슈가는 "2020년은 예상치 못한 일들로 가득한 한해였는데 우리가 잘 헤쳐나갈 수 있었던 건 다 아미 여러분들 덕분이지 않았나 싶다. 더 마음 깊이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2021년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함께하자"고 말했고, 제이홉은 "어떤 무대든 즐겁고 행복하지만 오늘은 더 특별한 것 같다. 언제든 지치고 힘들 때 서로의 희망이 되어주자"며 훈훈하게 공연을 마무리했다.

다만 패밀리십을 강조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는 듯 했다. 각 테마 별로 아티스트들이 완벽히 분리돼 딱딱한 형식을 갖췄고, 컬래버레이션은 고 신해철 헌정무대가 유일했다. 공연과 동시에 진행된 온라인 팬미팅 '밋 앤 그릿' 역시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골라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화합보다는 분산의 느낌을 주기도 했다. 패밀리십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매년 레이블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임을 밝힌 만큼, 향후 빅히트가 어느 정도 레이블간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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