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싹쓸이한 안철수·윤석열에 입장 갈린 국민의힘

입력 2021-01-01 15:26   수정 2021-01-01 15:56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일 "야권 1위 후보(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흠집내고 끌어내리면 누구 좋은 일 시키는 거냐"며 안 대표 평가에 인색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했다. 반면 당 싱크탱크인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은 안 대표에 대해 "정치적 알박기를 한 것"이라며 "왜 보수 본진에 와서 (단일화) 얘기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가 4월 서울시장 선거의 강력한 야권 주자로 떠오르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안 대표와의 단일화 방식과 시점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각 언론의 신년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일관되게 서울시장 후보 선두에 안 대표가 자리한다"며 "국민의힘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상식선에서 판단하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청을 수복할 절호의 기회에 잠시 당을 맡은 분(김종인 위원장)의 아집과 독선으로 그 기회를 날려버린다면 우리 당은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날 발표된 여러 건의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안 대표는 1위를 싹쓸이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여야 후보군 전체 조사에서 1위를 기록했고 여권 유력후보와의 양자 가상대결(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에서도 오차범위 이내에서 앞섰다. 범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조사에서도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이혜훈 전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출마 가능 후보들을 여유있게 눌렀다.


장 의원은 이날 안 대표와의 단일화에 뜨뜻미지근한 김 위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는 "당은 아직 폐쇄적이며 심지어 김 위원장은 3자 구도에서도 독자적으로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에서 이러고 저러고 하면 이길 수 있는 거냐. 야권 1위 후보를 흠집내고 끌어내리면 누구 좋은 일 시키는 거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실 인식이 안일한 건지, 사람에 대한 미움이 눈을 가리고 있는 건지, 끊임없이 '배척의 정치'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안 대표가 일찌감치 유력한 단일화 후보로 자리잡는 데 대한 불만과 견제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안 대표가 부상할수록 국민의힘과 당 내부 주자들의 존재감은 작아질 수밖에 없어서다. 지 원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어떤 분(안 대표)이 나오셔서 단일화 얘기하시는데 그 분이 출마 선언 때부터 야권 단일후보 얘기를 하더라"며 "과거 구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이끌어나가면서 당을 키워나가야 하는데 정책대결 같은 게 (단일화 얘기로) 다 사라져버렸다"고 했다.

지 원장은 "(안 대표는) 예전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만들었고 문재인 대통령을 만드는 데도 역할을 했고 또 민주당 대표도 했다"며 "보수라는 말을 너무 싫어하고 보수 가치를 한 마디도 얘기한 적 없었던 분이 이제는 보수의 본진인 국민의힘과 단일화하겠다고 하니 사람들이 헷갈려한다"고 지적했다. "그 당(민주당)에서 잘 모시고 계셔서 그 당 후보로 나왔으면 제일 좋았을 것을 보수를 정말 싫어하는, 그런 가치를 지향하는 분이 왜 보수의 본진까지 와서 (단일화) 얘기를 하게 됐는지 참 이해하기 어렵다"며 "제 개인적으로는 정치적 알박기라고 느껴진다"고도 덧붙였다.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당내 입장도 갈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여러 건의 여론조사에서 윤 총장은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민주당 대표와 함께 이름을 올려 사실상 '3강 구도'를 굳혔다. 당내 주자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은 한자릿수 지지율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응답자의 절반(51.3%)을 넘긴 조사(리얼미터)가 나왔어도 국민의힘이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야권 주자가 각광을 받는 것 자체는 반문(반문재인) 여론이 모이는 것이라 긍정적"이라면서도 "이같은 민심을 받아낼 주자가 누굴지 제대로 찾아내는 게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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