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얀센 빼곤 모두 두번 맞아야 효과…"마스크는 벗지 마세요"

입력 2021-01-01 17:38   수정 2021-01-08 17:57

이르면 오는 2월부터 국내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중국에서 원인불명의 폐렴 환자 발생 사례를 보고한 것은 2019년 12월 31일이다. 이후 세계 의과학계는 이 폐렴이 기존에 없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바이러스가 몸속 세포로 들어갈 때 스파이크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알아냈다. 영국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이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것은 지난해 12월 2일이다. 여러 나라에서 임상 3상 시험까지 거친 세계 첫 백신이다. 인류 역사상 세계적 팬더믹(대유행)이 확산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백신이 개발된 것도, mRNA 백신이 상용화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처음 여는 길이기 때문에 아직 불확실한 것도 많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알아봤다.

세포를 공장처럼 이용하는 코로나 백신
리처드 도킨스는 저서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세포는 유전자의 화학공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바이오엔테크팀과 미국 바이오회사 모더나가 개발한 mRNA 백신,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연구팀과 얀센이 개발한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모두 이런 세포의 ‘공장’ 기능을 이용한 것이다.

백신은 몸속 면역체계가 병원체와 싸워보는 경험을 인위적으로 만들어주는 도구다. 실제 병원체보다 독성이 약하거나 병원체와 비슷한 물질을 몸속에 넣어 싸워보게 한 뒤 대응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전에는 독성을 약하게 한 병원체나 병원체의 단백질 조각을 몸속에 넣었다. 병원체를 몸 밖에서 배양해 몸속에 넣을 단백질 조각 등을 추출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렸다.

mRNA 백신과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이런 배양과 추출 과정을 몸속 세포에 맡겼다. 세포에 특정한 단백질 조각을 만드는 설계도를 넣어주는 방식이다.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쓰는 표면 돌기(스파이크) 단백질 조각을 만들도록 한다.

이렇게 형성된 스파이크 단백질 조각을 이물질로 인식해 면역체계가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고, 나중에 진짜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막아내는 원리다. 설계도를 넣는 방식은 단백질 조각을 직접 넣는 것보다 더 정교한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
지방질과 바이러스를 운반체로 사용
몸속 세포가 단백질을 만들도록 설계도를 그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과정이다. 문제는 이 설계도를 세포까지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느냐다.

mRNA는 가늘고 불완전한 조각이다. 이를 세포까지 운반하기 위해 지방질로 만든 상자를 쓴다. 세포막이 지방질로 이뤄져 잘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안정성이 낮은 물질을 유통하기 때문에 영하 20~70도 등의 초저온 환경에서 보관해야 한다.

바이러스벡터는 몸속에서 증식하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다른 바이러스를 쓴다. 바이러스가 세포벽을 잘 뚫는 속성을 이용한 것이다. 이 바이러스에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DNA를 끼워넣어 세포까지 운반한다. 2019년 에볼라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면서 처음 상용화됐다. 2~8도 상온에서도 보관할 수 있다.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면역체계가 상자를 공격할 위험이 남아 있다. 독성을 없애긴 했지만 상자가 또 다른 병원체이기 때문이다. 상자로 사용한 바이러스에 이미 감염된 경험이 있다면 세포까지 가기 전 면역체계의 공격을 받아 망가지기 쉽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런 면역반응을 피하기 위해 사람이 아닌 침팬지가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상자로 썼다. 얀센 백신은 사람 아데노바이러스다.

광범위한 대규모 접종이 이뤄진 뒤에는 효과가 떨어질 위험도 있다. 몸속 면역체계가 백신으로 들어온 아데노바이러스 상자를 기억했다가 나중에 다시 들어오면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매년 유행하면 바이러스벡터 백신은 사용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이유다. 다만 이 두 종류의 백신은 모두 코로나19 변이에 대한 대응력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가 나와도 그에 맞는 유전물질만 갈아 끼우면 되기 때문이다.
예방률 높지만 지속 기간은 몰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팀의 mRNA 백신 예방률은 95%, 모더나 백신 예방률은 94.5%에 이른다. 이들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2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 셈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예방률이 70.4%로 이보다 낮다. 독감 백신의 평균 예방률이 40~60%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호흡기 감염병 백신 예방률로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문제는 항체가 얼마나 지속되느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이전에 유행했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몸속 항체가 1~2년 지속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활용한 항체 지속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백신 임상 연구도 대부분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어린이나 청소년이 백신을 맞았을 때 안전한지, 효과가 있는지 등도 아직 모른다.

백신 부작용은 이물질이 몸속으로 들어왔을 때 면역계가 싸우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발열, 두통, 근육통, 주사 부위 통증 등이다.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반응으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호흡이 어려워지는 아나필락시스 증상도 호소할 수 있다.

mRNA 등 유전물질을 활용한 백신은 몸 밖에서 배양한 단백질 등을 투여하는 백신보다 정밀한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이 때문에 mRNA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장기 부작용은 아무도 모른다. 상용화에 성공한 mRNA 백신과 바이러스벡터 백신을 대규모 인구가 접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항체 지속 기간, 장기 부작용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백신 접종 전략 중요
한국인을 위한 백신 5600만 명분 도입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국내 백신 접종 시기도 하나둘 발표되고 있다. 2월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5월엔 모더나 백신이 도입된다. 얀센 백신은 2분기, 화이자 백신은 3분기에 국내에 들어온다.

얀센 백신을 제외하면 모두 두 번씩 맞아야 한다. A백신을 맞은 뒤 다른 종류의 B백신을 맞는 교차 투여에 대한 임상시험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두 차례 모두 같은 백신을 맞아야 제대로 예방 효과를 낸다. 백신 접종 전략을 잘 짜야 하는 이유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는 폐렴구균 백신이 두 종류뿐이지만 자신이 무슨 백신을 맞았는지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코로나19 백신은 최소 4종류인 데다 두 번씩 맞아야 하기 때문에 큰 혼란이 올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미 접종을 시작한 카투사부터 국민의 백신 접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백신 접종이 시작돼도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한다. 백신은 감염 위험을 낮춰주는 도구일 뿐 감염 위험을 없애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증상이 없거나 가볍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가 계속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 좋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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