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이 바이러스 진원지' 영국, 코로나 백신 혼용 지침까지

입력 2021-01-02 15:24   수정 2021-03-08 00:0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진원지인 영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의 접종 간격을 기존 4주에서 12주로 연장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두 번 맞아야 하는 코로나19 백신의 특성상 2회차 접종을 지연해 최대한 많은 사람이 1회차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나 효능 약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영국 정부가 최근 공개한 백신 접종 지침에서 2회차에서 1회차와 다른 백신을 투여해도 된다고 밝혔다는 소식에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학협회(BMA)는 전날 성명을 통해 정부의 백신의 접종 간격 연장 조처를 비판하고 나섰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 백신의 1회차와 2회차 접종 사이 간격을 12주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통상 코로나19 백신은 1회차 접종 이후 3∼4주 가량이 지나면 효능을 더 높이기 위해 2회차 접종을 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최대한 많은 사람이 1회차 접종을 받게 하기 위해 이 같이 변경했다. 그러나 접종 일정의 갑작스런 변경은 2회차 접종을 앞둔 이들에게 부당한 조처라고 BMA는 지적했다. 또한 접종 일정 지연이 환자의 정서 상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BMA의 리처드 바우트레이 지역보건의위원장은 "(순번에 따라 코로나19를 현재까지 접종한) 노령 환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시 사망 위험이 가장 큰 집단"이라며 "이제 와서 이들 수만 명의 접종 일정을 바꾸는 건 불공정하다"고 밝혔다.

물리적으로도 접종 일정 변경은 어렵다고 바우트레이 위원장은 꼬집었다.

그는 "다음주 일정 전체를 바꾸라는 지침을 전날에야 전달받았다"라면서 "임상 의료진들이 이토록 짧은 기간에 이런 일을 하는 건 현실성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2회차 접종 지연은 백신 효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사 화이자는 성명을 통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임상 3상은 21일 간격으로 투여한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고안됐다"라면서 "1회차 접종 후 21일이 넘어가도 바이러스 방어가 유지될 것을 입증하는 데이터가 없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현재 영국에서 접종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다.

다만 정부 보건 당국자들은 코로나19 확산 속 물량 등을 고려하면 접종 간격 연장이 최선이란 입장을 내놨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최고 의료책임자들은 의료종사자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통해 "2회차 접종을 받는 이가 1000명 늘어난다는 것은 곧 다른 1000명이 초기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지지 의사를 전했다.

영국 규제 당국은 오는 4일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도 접종 기간을 기존 4주에서 12주로 늘릴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최근 공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지침에서 2회차에서 1회차에 접종한 백신과 다른 백신을 투여해도 된다고 밝혔다는 소식도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해당 지침에서 "2회차 접종 시기에 1회차 접종 백신을 얻을 수 없거나, 1회차 때 투여한 백신의 제조사를 알 수 없다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백신을 접종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방안은 대상자가 즉각적인 고위험군에 속하거나 앞으로 다시 의료진을 찾지 않을 가능성이 클 때 우선해야 할 것으로 명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백신을 혼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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