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학대 방치 양천경찰서도 공범…검찰개혁 아닌 경찰개혁할 때"

입력 2021-01-04 00:37   수정 2021-01-04 11:39



자동차에 방치된 정인이, 허벅지 안쪽에 멍이 들어있고 입이 찢어져 소아과를 찾았던 정인이, 피멍이 들어 어린이집에 등원한 정인이.

서울 양천경찰서가 16개월 정인이를 살릴 수 있는 3번의 기회를 모두 날렸다.

16개월 정인이의 충격적인 학대정황이 2일 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방송된 후 서울 양천경찰서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양천경찰서는 차에 아이가 혼자 있다고 신고한 시민은 물론 어린이집 선생님과 소아과 의사가 가정 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를 했지만 양부모의 말만 믿고 내사종결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장기는 피로 가득차 있는 상태였지만 한마디 말도 못하고 정인이가 하늘로 떠나던 날 응급실에서 울부짖는 양모를 보며 한 의사는 "악마와 같았다"고 회상했다.



정인이는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목동 한 병원 응급실에서 세번의 심정지 끝에 사망했다.

양부모의 품에 입양된지 271만의 일이었다.

당시 정인의 췌장은 충격에 의해 끊어진 상태였음이 부검을 통해 밝혀졌다. 복부는 장기에서 빠져나온 가스로 부어있었고 몸 곳곳에는 피멍이 든 상태였다. 갈비뼈가 부러졌다 붙은 흔적도 있었다.

응급실에서 양모는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절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지켜본 응급실 의사는 "아이가 학대당해서 살해된 것을 다 알고 있었는데 너무 슬퍼하니까 진짜 악마구나 생각했던 의료진도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양모를 아동학대치사혐의로, 양부는 방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더욱 경악스러운 것은 거듭된 학대의심 신고에도 안일하게 대처한 경찰의 대응이었다.



국민들은 "양천경찰서 직무유기 경찰들이 살인을 방치했다", "양천경찰서 담당자들은 경찰로서의 자격이 없다", "검찰개혁보다 경찰개혁이 더 시급하다고 느낀다", "무능한 양천경찰서! 당신들이 정인이 죽음에 일조한 것이다", "입이 찢어진 정인이에게 구내염 진단 내린 소아과 의사도 실명을 공개하라", "학대할 거면서 입양은 도대체 왜한건지. 악마가 있다면 이런 모습일 듯"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양모는 어린이집 원장의 딸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져 충격을 준다.

정인이 외할머니는 '그것이 알고 싶다' 취재진에게 "딸이 정인이를 완벽하게 키우려고, 잘 키우려고 했는데 잘 안돼서 미안하다고 했다"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흐느꼈다.

"잘 키우지 못한 정도가 아니다"라며 정인이 사진을 내밀자 "아악 사진 보여주지 마세요! 무서워요"라고 흐느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양천경찰서 측은 입양관련 봉사를 해온 양부모에 대해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옳지 않은 일을 했을리 없다는 편견을 가졌다"고 말했다.

양천경찰서 측은 찾아온 취재진의 질문에도 "지금은 답변을 할 수 없다"고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경찰은 두번째 신고와 세번째 신고를 처리했던 경찰관 들에게 각각 경고와 주의 처분을 내렸다. 또 감독 책임을 물어 여성청소년계장에게 경고와 함께 인사조치를 전.현직 여성청소년과장에게는 주의 처분을 결정했다.

정인이가 사망에 이르는 것을 방치한 담당 경찰들이 '주의와 경고' 처분을 받는데 그치자 네티즌들은 "어디서 축구했나. 주의와 경고가 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인이 양부모의 재판은 오는 13일 열린다. 양모는 단순 사고로 아이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부는 학대를 몰랐다는 입장이다.



"아동학대 방조한 양천경찰서장 및 담당경찰관의 파면을 요구합니다" 제하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아직 미공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6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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