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승우, 올해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

입력 2021-01-04 13:50   수정 2021-01-04 13:59


소설가 이승우(62·사진)이 4일 문학사상에서 주관하는 제44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자로 4일 선정됐다.

수상작은 지난해 월간 ‘문학과사회’ 봄호에 발표한 단편 ‘마음의 부력’이다. 일상적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짤막한 가족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소설로, 어머니와 아들을 중심으로 삶의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부채 의식과 죄책감을 해소해 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권영민 문학사상 주간은 “아들과 어머니 사이의 부채 의식과 죄책감이라는 다소 무겁고 관념적인 주제를 사회윤리적 차원의 여러 현실 문제와 관련지어 소설로 결합해 내는 데 성공했다”고 평했다. 이어 “소설적 구도와 성격의 창조라는 관점에서만 아니라 인물의 내면에 대한 정밀한 묘사와 유려한 문체에 있어서 단편소설 양식의 전형을 잘 보여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195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서울신학대를 졸업하고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중퇴했다.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중편소설 ‘아웃사이더’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소설집 '구평목씨의 바퀴벌레', '일식에 대하여', '미궁에 대한 추측', '신중한 사람' 장편소설 '생의 이면', '식물들의 사생활', '캉탕' 등을 펴냈다.
인간 심리 저변에 자리하고 있는 죄의식과 그로 인한 불안을 세밀하게 추적하는 등 소설을 통해 주로 기독교적 구원 문제 시대의 고뇌와 연결시켜왔다. 이를 바탕으로 궁극에는 지상의 삶과 천상 세계 사이 조화로운 화해를 지향하는 소설세계를 구축해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동서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등을 받았다. 현재 조선대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이 작가는 “기억하지 않으려고 글을 쓰는데, 글을 쓰려면 기억을 해야 하는 마술에 걸린 것 같아 글쓰기를 멈출 수 없다”며 “낯선 손님처럼 갑자기 찾아온 이 무거운 상이 왜 찾아왔는지 묻지 않는 대신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이 한 말처럼 타성에 젖거나 반복되는 일에 지치지 않고 ‘사무원처럼’ 내 일을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977년 이상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상문학상은 전년도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문예지에 발표된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예비심사를 한 후 본심을 거쳐 대상 수상작을 정한다. 올해 본심에 오른 우수작에는 박형서 작가의 ‘97의 세계’, 윤성희 작가의 ‘블랙홀’, 장은진의 ‘나의 루마니아어 수업’, 천운영의 ‘아버지가 되어주오’, 한지수 작가의 ‘야夜심한 연극반’ 등 5편의 작품이 포함됐다. 시상식은 올해 말께 열리며, 수상 작품집은 이달 중 발간된다.

주최사인 문학사상은 지난해 이상문학상의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한 작가들의 고발과 수상 거부 사태에 따른 문학계 비판을 수용해 이상문학상 운영방법 개선안을 이날 함께 발표했다. 먼저 ?이상문학상 작품집? 출간을 위해 작품을 재수록하는 과정에서 작가의 출판권과 저작권에 관한 어떤 침해도 없도록 한다는 내부 시행규정을 만들었다. 또 문학사상 편집부에서 자체 운영해 온 예비심사(예심) 제도를 바꿔 외부 예심위원을 위촉하고 예심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또 대상 수상 상금을 3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인상해 수여하고, 우수상 수상자에겐 '상금'이라는 명칭을 '우수 작품 재수록료'로 고쳐 각각 5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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