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코로나가 되살린 와인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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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1-04 17:54   수정 2021-01-05 00:44

[천자 칼럼] 코로나가 되살린 와인 붐

코로나 충격은 와인산업이라고 피해가지 않았다. 봉쇄와 교류 중단, 거리두기로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전 세계 호텔과 레스토랑이 모두 문을 닫다시피 하면서 유럽 와인업계는 ‘2차대전 때에 버금가는 위기’(국제와인협회)에 처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해 글로벌 와인 소비는 전년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시장조사 업체 IWSR).

코로나로 세계 와인산업이 큰 충격을 받았지만 한국만은 사정이 달랐다. 감염 위험을 피해 집에 틀어박혀 ‘홈술(집에서 술마시기)’을 즐기는 사례가 늘면서 지난해 와인 수입액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작년 11월까지 2억3927만달러(약 2599억원)어치를 수입해 2019년 연간 수입액(2억386만달러)을 훌쩍 뛰어넘었다.

길지 않은 국내 와인 역사를 고려할 때 놀랄 만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와인이 공식 수입된 것은 1987년부터다. 그 전까지는 동양맥주의 국산와인 ‘마주앙’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다. 이름부터 어려운 고급주로 인식됐던 와인이 대중에게 알려진 계기는 2001년 한·일 월드컵 조 추첨행사에서 ‘몬테스 알파’가 공식 와인으로 선정되면서다. 이듬해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탈리아를 물리친 뒤 ‘샤토 탈보’를 마신 사실이 알려져 너도나도 이 와인을 찾기도 했다.

본격 대중화는 2004년 한·칠레 FTA가 발효되면서다. 향이 짙고, 당도가 높으면서 타닌감도 적당한 칠레 와인이 저렴한 가격에 한국 소비자에게 다가온 것이다. 2005년 출간된 일본 만화 ‘신의 물방울’의 인기도 ‘와인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샤토 라투르’ ‘샤토 무통 로칠드’ 같은 초고가 프랑스 와인부터 ‘알마비바’ ‘오퍼스원’ 같은 만화에 등장한 신대륙 와인들이 친숙하게 다가왔다.

와인은 어느덧 한국인의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잡았다. 특히 2009년 신세계L&B가 6900원에 선보인 ‘G7’은 10여 년간 800만 병 넘게 팔리며 대중화의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치찜, 돼지갈비 같은 한식에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편의점과 대형마트에 가면 ‘가성비’ 좋은 와인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마트의 와인 판매액이 소주를 앞질렀을 정도다. 머루와인, 오미자와인 같은 독특한 풍미의 국산 와인도 다양해져 인기를 모은다.

와인 초보자들을 당황케 한 잡다한 지식은 몰라도 된다. 누구나 합리적 가격에 ‘나만의 와인’을 즐기면 그만이다. ‘코로나 집콕’이 몰고온 새로운 와인 붐이라고 할 만하다.

김동욱 논설위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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